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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홍선미 집사(서울시 금천구 독산로)
구역장님이 성경 일독을 함께하는 SNS 단체방에 나를 초대해 주셨다. 구역 식구들과 매일 은혜받은 말씀을 나누며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았다. 그동안 남편과 함께 교회 사역에 헌신도 했지만, 성경 통독에는 열심을 내지 못했었다. 그런 내가 부끄러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다독이며 시작했다. 성경을 읽다가 잠들기도 하고 출퇴근길에 밥 먹으면서도 짬짬이 읽다 보니, 점점 성경 읽는 시간이 소중한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됐다.
성경 통독을 하던 중, 어렸을 때 처음 강대상에 올라가 기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버지를 위한 기도였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강원도 탄광촌으로 마치 아골 골짜기와도 같은 곳이었다. 어느 날 연탄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무서운 말을 들었다. 함께 일하던 기사 아저씨가 발동기 피대를 감다가 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평소 잘 웃으시고 내 작은 손을 꼭 잡고 다니던 다정한 분이었는데, 그 일이 있은 후로는 매일 술을 마시며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이후 우리 가족은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간경화로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의 소천 이후 친구를 따라간 교회 여름 성경학교에서 성경 암송 대회를 하는데, 나는 무슨 용기였는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말씀을 외웠다.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암송하는 말씀이 마치 돌아가신 아버지 품같이 따뜻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며 흐릿해진 기억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이번 성경 통독을 통해 힘들 때 나를 만나 주시고 말씀을 주셨던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되살아났다. 언제 어디서든 말씀을 읽으면 따뜻한 아버지의 품속을 느낄 수 있다. 삶에 힘들고 지칠 때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나를 업어 주셨고, 다시 일어서게 해 주셨다. 내 생애 첫 성경 일독을 하게 하시고, 풍성한 감사의 열매를 맺게 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