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른들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흉내 내고 싶어 입을 오물오물하면서 소리를 내보려고 애쓴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즐거워하며 내는 소리가 좋았고, 자신도 그 소리를 내면 즐거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또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휘파람을 배우기 위해 열심히 불었지만, 정작 어른이 된 지금은 휘파람을 잘 불지 않는다. 마음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아니다. 즐거운 순간에 자신을 기뻐하고 격려하는 자신만의 습관이 없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주어진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익숙하다. 남자들은 자기계발 목록은 갖고 있지만,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에 대한 목록은 없다. 자신도 모르게 배시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뿌듯해지면서 휘파람을 불고 싶도록 행복감을 맛보는 순간은 언제인가?
나는 절망 가운데 있던 사람이 나와 만나 대화한 후 용기를 되찾고 소망의 표정을 회복할 때, 감사가 넘치고 마음과 얼굴은 행복으로 물들게 된다.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를 주고 용기를 불어넣는 일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내 영혼에도 생기를 가득 불어넣어 준다.
그리고 내 차 안에 항상 카메라를 두고, 길을 가다가 풍경이든 무엇이든 내 마음을 사로잡는 대상을 만날 때 차를 세우고 셔터를 누른다. 작품을 찍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그 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사진 속에 담아 두려는 것이다. 사진은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어 행복한 순간 앞에 머물 수 있게 한다. 일종의 행복 저장인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과 책을 보거나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채우는 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처럼 남자의 삶에는 휘파람을 불 수 있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령, 작은 도전을 통해 즐거움과 감사를 얻을 수도 있고, 수고하는 나를 배려하며 나를 향해 베푼 위로가 행복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내 삶을 나눔으로써 그의 삶에 희망의 새싹이 나는 것을 보면서 얻는 흐뭇함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작지만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내 인생의 휘파람 소리는 오늘도 메아리가 돼 내 삶에 잔잔하고도 즐거운 울림으로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