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가운데 취미로 사진을 시작해서 60세가 넘은 나이에 개인전을 열고 작품집을 출간한 분이 있다. 어느 날 물방울 사진을 찍으면서 재미있다고 하더니 꾸준히 노력해 수준 높은 작품을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그뿐 아니라 물방울 사진으로 개인전을 열어 수입까지 생겼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다. 들에 피어 있는 작은 들꽃 하나가 작품이 됐고, 물방울 하나로도 신비로운 아침을 담아내고 있었다.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게 평가되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우주선 발사 현장을 보면 사소함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2001년 3월 28일에 인도 발사체 ‘GSLV’도 액체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으로 발사 1초 전에 중단됐다.
미국 최초의 위성발사체인 ‘뱅가드 호’는 1957년 12월 6일 탱크 및 인젝터의 압력이 낮은데도 발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연소실의 고온가스가 인젝터를 통해 연료시스템으로 새어 들어가 발사 2초 만에 폭발했다.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첨단과학을 집결해 만든 우주선이 발사되지 못한 것도, 또한 작동되지 못한 채 우주 쓰레기가 되는 일들도 작고 사소한 고장 때문일 때가 있다.
남자들 대부분이 위대한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대단한 남자가 되고 싶고, 위대한 영웅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며 좌절하기 쉽다. 모든 것을 갖추고 있고 한두 가지만 부족하면 좋은데 현실은 정반대다. 위대한 점보다는 사소한 것들이 많아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자신을 무능력하다거나 무가치한 존재로 한심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자신이 가진 것이나 능력이 사소한 것밖에 없다면 사소한 것을 통해 위대한 것을 이루는 삶을 시작해 보자.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사소하지만 위대한 일들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벽돌 한 장 한 장을 잘 쌓아야 튼튼한 벽이 되는 것처럼, 자신이 갖고 있는 사소한 것들을 진주같이 소중한 것들로 만들어가는 일부터 시작하자.
중년의 남자들은 자신의 인생을 사소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도 위대함을 이뤘던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을. 위대함을 이룰 수 있는 사소함을 발견하자. 그리고 사소한 것들을 소중하게 대함으로 나만의 위대함을 이뤄가고, 누군가 공감할 수 있는 위대함으로 발전시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