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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돌봄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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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은 싱글맘 가족들과 함께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온통 가족 단위의 캠페인과 행사가 넘치던 달! 문득 5월이 축제가 아니라 숙제인 가정도 있겠다 생각했다. 싱글맘들의 어려움이 떠올랐다.
이혼 혹은 사별을 경험한 이들은 홀로 자녀를 양육하며 생계를 책임진다. 온종일 일하고 돌아와 살림에다 아이들까지 돌보느라 몸이 만신창이가 되기 십상이다. 힘든 내색 한번 못하고 자식들을 위해 살아가지만, 때로는 자식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자녀들은 간혹 아버지를 잃은 원인이 엄마 때문인 듯 공격하기도 한다,
그들을 위해 마련한 ‘가족힐링캠프’는 가족친밀감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신체 움직임을 치료적 도구로 사용한다. 몸은 최고의 놀이터이며 놀이기구다. 몸짓은 최상의 놀잇감이다. 가깝고 친하다는 정서적 유대감인 친밀감이 부족하면 작은 어려움에도 가족이 쉽게 해체되기에, 이미 한 번의 아픔을 경험한 싱글맘 가족들에게 친밀감을 확인하는 일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30여 명의 싱글맘 가족이 모였다. 졸리고, 짜증나고, 오다가 엄마랑 다퉈서 씩씩거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첫 세션을 시작했다. 몸과 몸이 만나고, 몸과 마음이 만나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3단계를 거치며 엄마와 아이들은 점점 가까워졌다. 손을 사용해서 부드럽게 쓰다듬고, 토닥이고, 주무르면서 엄마와 아이들은 사랑의 끈으로 연결됐다.
머리와 어깨, 머리와 배, 다리와 머리, 등과 배 등 다양한 신체 부위가 접촉되면서 서로의 몸 위에서 마음껏 뒹굴고 논다. 가장 깊은 접촉인 몰딩(molding)으로 들어간다. 엄마 품에 깊이 안긴 아이들과 아이를 깊이 안은 엄마의 눈에 눈물이 흐른다. 감정의 응어리가 풀어지면서 “사랑해요”라는 고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엄마가 소감을 말했다. “놀이기구 하나 없었는데도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오늘은 진짜 가족으로 태어난 날이에요.”

이제 가정 사역은 사회적 약자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싱글맘, 다문화, 유가족, 새터민, 장애우, 미혼모에 이르기까지. 오늘도 부지런히 살펴본다. 돌봄을 기다리는 이들이 또 어디에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