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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환난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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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었던 이지선 씨 이야기다. 가슴에서 나오는 진물이 바지 밑으로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아야 했고,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상처가 깊은 전신을 소독하고, 약을 바르고, 붕대로 감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얼굴과 가슴에 피부 이식을 하지 않은 채로 3개월을 보내야 했고, 이후에는 자신도 모르게 지르는 비명에 마취가 깰 정도의 대수술이 수차례 이어졌다. 수술 시간도 보통 14~18시간, 그동안 수술한 횟수만도 11번에 이른다.
그 와중에도 참고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착용했던 콘택트렌즈가 녹아버렸으면 살아나도 앞을 볼 수 없었을 텐데, 사고 난 지 4일째 되던 날 전혀 녹지 않은 렌즈를 꺼낼 수 있어서 감사했고, 온 몸이 화상을 입었지만 발만은 깨끗해서 발을 씻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뼈까지 완전히 타버려서 모든 손가락을 한 마디씩 절단해야 했을 때도 왼손이 오른손보다 손가락이 조금 길게 남아서, 많이 상하지 않아서, 그래서 왼손이 오른손과 같지 않아 감사했다.
그런 그녀가 일본으로 건너가 12번째 수술을 기다리면서 자신을 위로하려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웃음을 선물했다. “저와 연예인과의 공통점은 첫째, 식당도 맘대로 못 가는 것. 둘째, 사람들이 밥 먹다가 세 번은 더 쳐다보는 것. 셋째, 홈페이지에 하루에 백 번 넘게 들어오는 광팬이 있는 것. 넷째, 양쪽 다 성형수술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환난 중에 몸부림치는 이들을 만난다. 감기 치료 끝에 어이없이 아들을 잃은 어머니, 하루아침에 사업이 망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중년 남성, 가출과 노숙을 거쳐 시신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보며 망연자실한 아들,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자신과의 갈등을 지켜보며 말 한마디 못하던 막내가 자살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전화를 받은 아버지….
이들은 하나님을 향해 외친다. “왜 나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냐고요!”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어간다.”
이지선, 그녀는 이 비밀을 체득했다. 이제 그녀는 소망한다. 그것은 환난의 의도를, 환난을 견뎌낸 비결을, 환난 가운데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았던 비밀을 나눠 주는 것이다. 이 땅의 고난 받는 모든 이들이 받고 싶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