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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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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와 같다. 내 뒤엔 내가 밀려난 인생의 자리를 대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줄 서 있다. 우리 주변에는 다윗의 성공을 바라보았던 사울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골리앗을 죽이고 승리한 다윗의 인생에 몰아친 폭풍은 다윗을 승리자에서 도망자로 전락시켰다. 두려움에 뒷걸음치는 다윗의 모습 속에서 현실을 두려워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믿음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사울의 미움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알게 된 다윗은 사울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친다. 놉으로 간 다윗은 제사장 아히멜렉에게서 진설병으로 허기를 면하고(삼상 21:1~6), 자신이 죽인 골리앗의 칼을 받아서 블레셋 가드 땅으로 도망했다. 그러나 그곳도 안전한 곳은 아니었다. 다윗은 블레셋 편에서 볼 때 원수나 다름없었다. 결국 다윗은 미치광이 행세를 하며 가드 왕 아기스의 위협에서 가까스로 벗어난다.

물론 다윗에게도 이러한 치욕적인 도망자의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울을 선대하며 살려 준다(삼상 24:16). 바로 여기에서 다윗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다.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생각을 따라 움직였다는 것이다. 인생의 숙적인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속에서도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는 것은 죄악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우리는 다윗을 통해 두려운 현실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해질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또한 아무리 고통스럽고 위험해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주의 백성다운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 다윗은 인생의 폭풍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고자 몸부림쳤고, 왕으로 세움 받을 때까지 믿음으로 인내했다.

남자들이여, 인생의 폭풍 가운데 다윗처럼 비참해져 본 적이 있는가? 인생이 고통으로 가득 찰 때에라도 내가 포기해서는 안 될 믿음의 태도는 무엇인가? 다윗처럼 내가 원하는 문제해결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리며 순종하고 인내하는 신앙을 사모하자. 인생의 폭풍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맑은 하늘 앞에서 아침 안개 걷히듯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