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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박은혜 집사(경북 경산시 정평동)
얼마 전 친정아버지께서 요양원에 입소하셨다. 치매가 점점 심해져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버지가 너무 위태롭게 보였고, 어머니께서 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정을 내린 뒤 정말 마음이 아팠다. 나는 미리 친정에 가서 아버지께 상황을 설명하고, 병원 원장님도 뵙고 병원도 살펴봤다.
아버지께서 요양원에 입소하는 날 아침, 어머니께서는 울먹이며 “병원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아버지를 데려갔단다”라고 전화를 하셨다. 나도 “우리 아빠 어떡해?”라는 말만 반복하다 전화를 끊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제 면회가 가능할지도 몰라 죄책감과 미안함, 안쓰러움이 복합적으로 올라왔다. 마음이 너무 아파 울기만 했다.
“주님, 저는 아버지와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성령님께서 찾아가셔서 외롭지 않게 함께해 주시고, 아버지의 마음에 섭섭함이 쌓이지 않게 도와주세요. 혹시라도 폭력적인 행동으로 혼자 병실에 격리되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눈물로 새벽기도를 드리고 돌아왔다. 그러나 내 마음에는 평안이 없었다.
아버지께서 요양원에 가신 둘째 날, 요양원 선생님과 통화를 하는데 절로 “할렐루야!”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친정아버지께서 습관처럼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며, 사람들과 친절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잘 어울리신다는 소식이었다. 또한 알고 보니 군청의 소개로 가게 된 그 요양원은 바닷가 바로 앞의 좋은 위치에, 원장님이신 목사님이 사명을 품고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를 통해 나는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그곳으로 보내셨음을 깨달았다. 내 아픔에 함께 울어 주시는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이셨다.
육의 아버지는 유한하나 영의 아버지는 무한하시고 광대하심을 찬양하며 감사드린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나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아픔을 겪겠지만, 살아 계셔서 자신의 자녀들을 눈동자와 같이 돌보시는 나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담대히 승리할 수 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