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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김수민 성도(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라는 저서를 통해 감사함으로 삶을 바라보는 초점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실제로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와 아픔을 털어놓고, 분노를 놓아 주고 용서하며 감사로 나아가는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내게도 용서를 통해 감사를 발견했던 경험이 있다.
국가 고시를 준비하며 자취를 하던 어느 여름밤, 잠을 자던 중에 낯선 인기척이 느껴져서 눈을 떴다가 알몸으로 무단 침입한 괴한을 발견했다. 다급한 목소리를 들은 이웃들이 문을 뜯고 달려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괴한의 정체는 부모의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졌다는 스무 살의 남학생이었다. 부모님이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친필 편지로 용서를 구했지만 용서의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를 잡기 위해 몸싸움을 하다 다친 이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고, 사건 이후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기만 해도 식은땀이 나는 등 후유증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했는지를 하나님께 물으며 기도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거운 마음으로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는 내게 특별한 마음을 주셨다. 공정하신 하나님께서 선과 악을 심판해 주심을 믿고, 내가 심판자가 되지 않기로 결단하는 마음이었다. 기도 후 수척해진 그의 부모에게 합의 의사를 전했다.
이후 하나님께서는 모든 상황 속에서 감사의 제목을 찾게 하셨다. 더한 어려움에 처하지 않았음에 감사하고, 이미 일어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도우심을 발견하게 하셨다. 이보다 더 힘든 일이나 절대로 감사를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에게 내 고백이 어떻게 닿을지는 모르겠다. 그들의 삶에 감사를 주시기를 기도하며, 앞으로 삶에서 만나는 알 수 없는 힘듦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인생이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