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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8월

남자들이여, 마음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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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을 자다가 새벽녘에 전화를 받았다.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이다. 가져갈 것이라고는 책밖에 없는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단다. 약간 허술한 창문을 뜯고 도둑이 들어온 일이 벌써 두 번째다.
오전 일과 중에 발가락에 이상한 느낌이 느껴졌다. 신발을 벗어 보니 신을 때 말짱했던 양말이었는데 엄지발가락이 인사를 한다. ‘새벽부터 하루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새벽에는 도둑이, 오전에는 구멍 난 양말이 마음과 생각을 마구 우울해지도록 자극했다. 그 순간 구멍 난 양말 사이로 보이는 엄지발가락을 보고 큰소리로 웃었다. 도둑 때문에 우울한 나의 마음을 엄지발가락이 일부러 웃겨 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소리 내어 웃고 나니 오전 내내 웃음 띤 얼굴로 모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예방책을 생각해 보았다. 튼튼한 방범창을 하고 창문에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도둑에게 친절을 베풀자는 것이다. 도둑이 들어온 사무실 창문은 어떤 도둑이라 할지라도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도둑에게 안내장을 붙여 주기로 했다.
“당신과 같은 분들이 이 창문을 뜯고 들어왔지만 두 번 다 허탕치고 돌아갔습니다. 이 사무실에는 돈과 귀중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혹시 책을 좋아하신다면 낮에 오시기 바랍니다. 무료로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들어오신다면 벨이 곧바로 울리고 1분 안에 경비업체 직원이 도착하니 서둘러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새벽부터 일어난 일은 하루를 불쾌한 마음으로 보낼 만큼 충분히 기분 나쁜 일이었다. 그러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사와 즐거움으로 마음을 붙들었더니 하루가 행복해졌다. 마음을 인도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를 통과할 때 우리는 주님과 함께하는 하루를 살 수 있다(살후 3:5).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어그러진 일상을 평안함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자.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믿음의 관점을 놓치지 말자. 마음을 지키는 것은 비오는 날 옷을 젖지 않게 만드는 것만큼 어렵다.
남자들이여, 불길함에 대한 염려로 일상을 망치는 일은 없는가? 작고 사소한 일들에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는가? 나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나의 행복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의 마음과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가 내 인생을 견고하게 붙들어 주는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