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 중 하나가 망각이라고 한다. 너무 많은 것들을 기억하다 보면 제정신을 갖고 살기 쉽지 않다. 가슴 벅차게 행복한 일도, 깊은 절망의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거나 잊을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이다. 너무 흥분하며 살지 않게 하시고, 너무 깊은 우울 가운데 있지 않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배려다.
그렇지만 인생을 살면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하나님이 왕이 되어 다스리시는 신정국가가 아닌, 사람을 왕으로 세운 것을 좋아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사무엘은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을 세우시고 조상들을 인도하시며 베풀어 주신 은총을 기억하게 했으며, 이스라엘의 역사를 간추려 이야기해 주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그 시대에 베풀어 주신 일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애굽에서 나오던 때의 일을 기억하게 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조상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김으로 말미암아 비참한 재난을 당했던 일(삼상 12:9)과, 조상들이 하나님 앞에서 우상 숭배한 것을 겸손히 회개했던 일을 기억하게 했다(삼상 12:10). 사무엘은 그들에게 어렵고 괴로운 날이 지난 후에는 하나님께서 영광스러운 구원을 베풀어 주시며, 승리를 주시고,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복 주신 사실을 기억하게 했다(삼상 12:11).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에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했다.
그러나 나하스가 공격해 오자 이스라엘 백성은 사무엘에게 사령관을 지명해 달라고 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사령관이 되시므로 그들에게는 다른 대장이 필요 없으며, 오직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아니다. 우리를 다스릴 왕이 있어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사무엘은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면 여호와의 손이 그들을 징계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남자들이여,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그동안 내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다고 착각하고 있진 않은가? 하나님의 은혜 없이 이뤄진 일들이 있는가? 이제는 지난 세월 동안 함께하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록하고 정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