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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중년 남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알 수 없는 복잡한 기능뿐 아니라 자신의 위치 정보까지 알려진다니 족쇄처럼 느끼는 것이다.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열어 자료를 찾고 첨부파일을 붙여 메일을 보내거나 받아야 한다. 24시간 비상 업무체제나 다름없다. 언제 어디서든 전화를 받아야 하며, 그 전화는 누군가를 거칠 필요도 없이 즉시 연결된다.
업무의 편리함과 효율성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남자들의 사적인 시간과 공간은 자연스럽게 차압당하고 말았다. 스마트폰은 남자들을 업무로부터 숨을 곳이 없도록 만들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업무가 확장된 결과, 남자들의 속앓이는 점점 깊어졌다. 24시간 풀타임 업무 환경이 된 마당에, 남보다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탁월하게 일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은 남자들에게 잠 못 이루는 밤을 선사했다. 편리하고 빨라진 업무 환경이 가져온 잉여 시간은 결코 남자들 자신의 몫이 되지 않았다. 남자들의 머릿속에는 ‘일’과 관련된 것들이 떠날 틈이 없고 그것은 결국 강박증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렇게 일에만 매진하느라 일 이외에 다른 것은 돌아볼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눈앞에 주어진 업무만 처리하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가늠할 시간이나 마음도 좀처럼 나지 않는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도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업무가 끝나면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고, 주말에는 가족 행사를 치르기에 바쁘다.
진정한 쉼은 떠남에 있다. 일로부터 완전히 떠나자. 세상을 떠나 주님 품에 안길 때 깊은 은혜 가운데 젖어들 수 있듯이 힘겨운 일상으로부터 떠나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에 푹 빠져 보자. 힘겨운 일상을 쉬는 장소까지 가져가지 말자. 천천히, 느릿느릿, 쉬엄쉬엄 지내보자. 내면에 잠재돼 있지만 억눌려 있는 본능을 충분히 발산시켜 보자.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일터가 새롭게 느껴진다면 잘 쉰 것이다.
* 이 코너는 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이의수 목사가 매달 가정의 행복을 더해주는 묵상을 담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