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이룬 한 남자로서, 아버지로서 가정 안에서 변함없는 태도를 취하고 싶은 것들 중 하나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세상에 대한 신뢰를 심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한 약속은 어떤 경우라도 지키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은 기억을 못해도 나는 잊지 않고 반드시 실천하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약속은 참으로 숭고하고 아름답다. 떨리는 음성으로 한 마디 한 마디 말하는 사랑의 서약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흥분된다. “아빠가 이제부터는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 거야”라며 굳은 약속의 표시로 아이들을 힘 있게 포옹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든다. 또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남편이 아내의 손을 잡으며 “미안해, 앞으로 내가 더 잘하도록 노력할게. 사랑해”라고 하자 아내는 잘 하겠다는 약속도, 사랑한다는 말도 결혼 15년 만에 처음 듣는다며 감격해했다.
내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약속 중 하나는 2004년 박무택과 더불어 히말라야 초모랑마를 등정하던 2명의 산사나이들이 사라지자, 1년 뒤 시신을 찾아 장례를 치르기 위해 그곳을 다시 찾았던 엄홍길 대장과 휴먼원정대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동료들을 위해 다시 오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
이처럼 약속은 고난을 예고하고 있다. 어렵지 않으면 약속할 이유가 없다. 약속을 지켜내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고난과 고통을 이기게 만들고, 인생 승리와 역전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체면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려 하지 말자. 가장 소중한 체면은 나 자신과의 약속임을 잊지 말자. 자신과의 약속은 내 자존감을 결정한다. 세상 누가 뭐라 해도 내 인생을 잘 살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킨 사람들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을까?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을까? 만약 지금까지 많은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고 살았다면 이제부터라도 약속을 지키며 살자. 자신과의 약속을 통해 스스로를 성공한 인생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아온 남자로 재탄생시켜 보자. 이처럼 세상에서 어느 누구도 모르는 오직 나만 아는 행복이 하나 있다. 바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