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투덜댄다. 자신에게 말도 붙이지 않는 자녀와 자신을 사람 취급 안 하는 아내란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로서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아이들은 공부해야 한다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아내와 마주 앉으면 이런 저런 불평들이 폭포수 쏟아지듯이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남자들은 왜 우리의 아버지처럼 존경받지 못하는 걸까? 왜 우리는 아버지처럼 살고 있지 못하는 것일까? 농경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아버지는 우리보다 더 바쁘셨다. 해가 뜨자마자 들판으로 나가신 아버지의 일상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공개됐다. 아버지의 인생이 얼마나 분주하고 고통스러운 일상들로 가득 차 있는지, 자녀들이 현장에서 함께 경험했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아버지의 성실은 자녀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그런데 오늘날의 자녀들은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아버지가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일로 힘들어 하는지 보거나 동참해 본 적이 없다. 아버지의 땀과 눈물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일의 노예가 됐고, 자녀들은 공부의 노예가 됐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힘들었고, 분주하기만 한 가족들은 서로 사랑을 표현하거나 휴일에 같은 공간에 있기를 어색해한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엄청난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하는 것 때문이었다. 아브라함은 100살 차이 나는 아들과 함께하면서 자신이 만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나누고 또 나눴을 것이다.
이삭과 모리아 산까지 걸어가는 사흘 동안 그는 신실하신 하나님에 대해 나눴을 것이다. 아버지를 신뢰하고 존경한 이삭은 아버지의 이해할 수 없는 순종에 자신도 순종했고,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경험한다.
우리가 분주함에서 빠져나와 자녀와 함께하지 않으면 자녀에게 아무것도 물려줄 것이 없게 된다. 믿음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내 자녀가 믿음의 자녀로 성장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서둘러 자녀와 함께 믿음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경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