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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일상 속의 다운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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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라면 한 번쯤 다운시프트를 꿈꾼다. 영국의 교육전문가 니콜라스 코더는 “다운시프팅이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삶의 전부라는 생각을 떨쳐 버리고 삶을 단순 명료하게 만드는 것, 또는 삶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용어와 정의에 의해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하게,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일. 참 좋은 표현이다.
그러나 자녀들의 학비와 생활비, 남아 있는 대출금 상환 등을 생각하면 노후 준비라는 말조차 생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다운시프트는 상상속의 세계요, 이상향이 되고 만다.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더욱더 제안하고 싶다. 다운시프트를 할 수는 있는 것들을 찾아서 시도해 보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꿈꾸던 전원생활을 시작할 수 없더라도, 일상 속에서 내게 가능한 다운시프트는 시도해 볼 수 있다. 이것마저 포기하지는 말자.
먼저 내 생활 속에서 안 해도 되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하면서 인생을 스스로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없어도 되는 것들이나 좀 더 좋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소비하지 말고 꼭 필요한 것들을 갖고 생활하자.
없어도 된다면 고장 났다고 해서 다시 갖추려 하지 말자. 만약 텔레비전이 고장 났다면 더 크고 좋은 것으로 구입하지 말고, 조용한 시간을 가져 보자. 또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 과도한 대출로 아파트 평수를 넓힐 계획을 하고 있다면 집 안의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인테리어에 소소한 변화를 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살지 말자. 사람은 누군가 좋다고 하면 똑같이 경험해 보려는 경향이 있다. 명품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을 사고 싶어 하고, 맛집은 꼭 가서 시식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게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 무리하는 생활은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현대 문명의 노예로 사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일주일에 하루 만이라도 정시에 퇴근해 가족과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일, 다운시프트를 시작하기 위해 가장 쉽고도 꼭 필요한 일이다. 일주일 가운데 하루의 저녁이라도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다운시프트를 시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