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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주저주저하다 주저앉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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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무게로 바다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배나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탈 때면 인간의 창의력에 대해 경외감을 갖곤 한다.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하다고 생각했을까? 어떤 지혜와 지식이 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물론 과학 기술의 힘이지만, 거기에는 지극히 상대적인 무모함이라는 요소가 포함돼 있다. 아무리 좋은 지식과 원리가 있어도 개발자의 무모한 시도, 실패에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계 설계를 하는 한 중년 남성은 자신이 개발하고 싶은 기계가 있으면 순간순간 종이에 메모하고 모형을 그린다. 그가 만든 기계가 항상 생각대로 작동한 건 아니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가도 기계가 잘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더 큰 행복을 기대하면서 다시 도전한다고 했다. 이 과정을 반복해 특허를 낸 발명품들이 많았다.
이처럼 인생에는 무모한 순간들이 필요한 때가 있다. 무모함을 반복하며 무모했던 일들이 일상이 되고, 상식이 되고, 원리가 될 때 우리는 새로운 탄생을 맞이한다. 
한 해 퇴직하는 남성들은 79만 명이고, 퇴직금으로 쉽게 도전한 식당들은 얼마 가지 않아 대부분 폐업 처리가 된다고 한다. 인생의 후반전을 별다른 노력 없이 막연한 기대로 시작하면 안 된다. 만약 은퇴 후에 식당을 운영하려 한다면 시작 전부터 경영적인 면은 물론, 요리를 직접 배워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맛을 낼 줄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등산용품점을 하고 싶다면 직접 등산을 하면서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남자들은 직장에서 해 왔던 일 말고는 잘하는 일이 없다. 그런데 잘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과 즐거워하는 일은 있다. 그렇다면 무모한 시도를 반복해 보자. 그래서 무모함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일을 주저하지 말자.
‘나중에 필요할 때 하면 되겠지, 지금부터 고생할 필요가 없다?라는 생각에 주저한다면 노후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다가 쉽게 주저앉을 수 있다. 주저주저하다 주저앉는 것보다는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인생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