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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흥분되고 콩닥거리며 벅차오르게 만드는 상태를 ‘설렌다’고 표현한다.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설렘은 어떤 순간이었을까? 생각해 보니 정말 많았다.
어린 시절을 지나 호기심 천국인 청소년기에 겪었던 새로움들, 어른이 됐다고 느꼈던 청년의 때,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경험한 사랑의 순간들, 일하며 이룬 크고 작은 성취의 순간들, 공부하며 성장하는 자부심이 채워지는 즐거움들, 나와 함께한 사람들에게 받은 칭찬과 격려, 때로는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싶었던 절망의 때에 시작된 역전의 경험 등 많은 순간이 설렘과 행복으로 가득 찬 순간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하루가 밋밋한 일상으로 여겨진다. 나이 들면서 “이제는 설레는 것도 없고, 특별하게 하고 싶은 것도 없고…”라는 표현을 자주 하고, 자주 듣는다. 설레는 순간을 느끼지 못하고 무덤덤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되돌아보니 설렜던 순간들은 무너지고 물러서고 되돌아갔던 때가 아니라 힘들어도 주저앉지 않고, 아파도 견디며 극복하고, 최악의 순간에 최선을 다해 극복한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시간과 시간 사이에 이뤄진 설레는 순간들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내 삶에 감사하는 마음이 솟구친다.
마흔 이후 삼십 년을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걷고 있는 많은 남성들이 다시 회복해야 할 기억은 ‘내 인생에 설렜던 순간들’이다. 인생은 한 번도 호락호락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노력할 때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인내할 때 성취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마주해 보자. 지금 힘든 일들이 있다면 무너진 마음은 잠시 닫아 두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과거 가슴 벅찬 순간들을 떠올려 보자. 그 행복한 순간들을 찾아낸다면, 힘들고 어려운 현실 때문에 가출한 희망이 되돌아올 것이다.
날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오늘을 살 수 있는 생명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설렐 만한 기쁨이고 감사할 일이다. 매일매일,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