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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6월

40년간 앞서 인도하신 하나님을 경험한 모세

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애굽을 나온 모세는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광야에서 보내야 했다. 한 세대를 넘어선 이 긴 시간은 이스라엘 백성의 불신앙으로 인한 일이었기에 모세에게는 그야말로 뜻하지 않은 세월이었을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출애굽의 목표였던 가나안 입성이 그에게 허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모세의 사명, 가나안 입성 목전에서 마치다
모세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 속에서 출애굽의 역사, 좀 더 정확히 말해 광야 방황의 역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이른다. 광야를 떠돈 지 “마흔째 해 열한째 달 그달 첫째 날”(신 1:3)이었다. 모세로서는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모세는 바로 그 지점에서 가나안에 들어갈 출애굽 2세대를 위해 다시 한 번 하나님의 규례를 전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노래(신 32장)와 축복(신 33장)을 포함해 자신의 죽음을 기록한다(신 34:5~6).
모세는 어떻게 이해도, 순종도 결코 쉽지 않았을 상황을 뒤로하고 신명기라는 감동적이고 깊은 진리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었을까? 약속의 땅을 바라보며 지난한 길을 돌아본 모세의 인물됨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앞서 인도하심을 경험하다
그 대답을 이달에 묵상하는 신명기 1~6장 본문 가운데서 두 가지로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모세는 하나님의 앞서 인도하심을 철저히 믿었다. “너희보다 먼저 가시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애굽에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목전에서 모든 일을 행하신 것같이 이제도 너희를 위하여 싸우실 것이며”(신 1:30). “그는 너희보다 먼저 그 길을 가시며… 너희가 갈 길을 지시하신 자이시니라”(신 1:33).
모세는 하나님을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 여정에 동행하시는 분, 앞서 인도하시는 분으로 확신했다. 특히 ‘먼저’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분명히 일어날 미래라는 의미를 포함하면서도, 임박하게 일어날 구체적인 일이 있음을 표현하는 단어다. 모세는 이 단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백성을 교훈하는 한편, 자신의 신앙을 고백했다.
모세는 무엇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하나님께서 앞장서서 이뤄 가심을 확신했다. 이 확신이 얼마나 크고 중요했던지 그는 부모가 자녀를 책임지는 상황에 빗대어 설명했다.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같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가 걸어온 길에서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 하나”(신 1:31).
모세는 ‘사람이 자기 아들을 안는 것같이’ 하나님께서 자신과 이스라엘을 인도하심을 경험한 인물이기에, 40년의 세월을 순종하고도 가나안에 입성하지 못하는 상황을 뛰어넘어 감동스럽고 영광스러운 고별설교를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함께 짐을 지는 길을 간 모세
둘째, 모세는 동역하는 인물이었다. 모세가 놓인 상황을 살펴보자. “그때에 내가 너희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는 홀로 너희의 짐을 질 수 없도다”(신 1:9). “그런즉 나 홀로 어찌 능히 너희의 괴로운 일과 너희의 힘겨운 일과 너희의 다투는 일을 담당할 수 있으랴”(신 1:12).
모세가 맡은 역할과 리더십은 쉽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늘의 별처럼 많은 이스라엘 민족(신 1:10~11)을 다스리는 권력을 나누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모세는 각 지파마다 ‘지혜와 지식이 있는 인정받는 자’를 책임자로 세우게 했고, 그들에게 리더십의 권한을 나눴다(신 1:13~16). 그들과 함께 동역의 길을 간 것이다.
모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권력과 리더십의 근본을 하나님께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인즉 너희는 재판할 때에 외모를 보지 말고 귀천을 차별 없이 듣고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말 것이며”(신 1:17).
이 같은 믿음을 가진 모세는 특별한 인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믿음은 성경의 가르침을 토대로 하기에 우리 역시 그와 동일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그의 인물됨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고, 함께 짐을 지며, 동역하는 신앙의 모습을 배워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