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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들음과 순종의 사람, 마리아의 남편 요셉

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사건(요 1:14), 곧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일이 벌어졌다.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셨기에 예수님께는 ‘임마누엘’ 곧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마 1:23).
예수님의 탄생은 진정 천지가 진동하고도 남을 만한(참조 출 19:18; 시 18:7; 사 64:1; 학 2:6; 행 4:31; 히 12:26 등) 사건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엄위하신 역사의 정점이다.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히 1:2). 그리고 그분이 과연 정점인 이유는 십자가로 대속을 완성하셨기 때문이다.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롬 3:25).


신약시대를 여는 일에 쓰임받은 자
구약성경의 마지막 예언서 말라기 이후 오랜 침묵의 시간을 깨는 신약성경의 첫 구절은 이렇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마 1:1). 그리고 2절부터 마태는 아브라함을 시작으로 예수님께 이르는 긴 족보를 적어 내려간다. 그러고는 족보를 다윗과 바벨론 포로, 그리고 예수님을 기준으로 14대씩 잘라 정리한다. 마태는 이 족보를 통해 구약시대를 요약해 주는 동시에 새 시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예수님 이전까지는 구약시대, 과거에 해당한다. 지금, 즉 신약의 새 시대는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놀랍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예수님의 성육신, 곧 탄생과 신약의 역사는 ‘약혼’한 부부 마리아와 요셉을 통해 펼쳐진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마 1:18).
예수님의 육신의 아버지 요셉은 어떤 인물이기에 이런 특별한 쓰임을 받은 것일까? 그를 통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는 자
요셉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이었다. 요셉이 살았던 당시, 모세 율법에 근거한 유대교에 따르면 ‘약혼’은 법적으로 결혼 상태에 해당했다. 그렇기에 마리아와의 관계 정리는 이혼에 준하는 것이고,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 마리아의 혼전 임신은 충격 그 자체였다. 요셉은 율법의 사람(참조 눅 2:22)이었기 때문에 마리아의 임신 사실을 들은 이상 그냥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이 일을 생각”했다(마 1:20). 마리아와의 관계를 끊는 생각은 요셉에게 아픔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는 절대 권위의 율법을 지키느냐 어기느냐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죽음까지 생각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 처녀에게 처녀의 표적이 없거든 그 처녀를 그의 아버지 집 문에서 끌어내고 그 성읍 사람들이 그를 돌로 쳐 죽일지니…”(신 22:20~21, 참조 신 24:1).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혼란 속에서 요셉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주의 사자가 현몽하여 이르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하지 말라 그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마 1:20). 이 당황스러운 현실과 자신의 깊은 고뇌 가운데서 요셉은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다. 이로써 그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서 위대한 시작 앞에 선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도 순종하는 자
요셉의 ‘들음’과 ‘순종’은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심지어 율법을 어기는 것처럼 보이면서까지도 지속된다.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하시니 요셉이 일어나서…”(마 2:13~14).
“…주의 사자가 애굽에서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 하시니 요셉이 일어나…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니라”(마 2:19~20).
이와 같은 들음과 순종,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과 들은 말씀대로 순종하며 걸어가는 것을 통해 요셉은 하나님께서 여시는 새 시대에 쓰임받는 자가 된다. 그는 말씀을 묵상하고, 그 묵상대로 삶에 적용한 인물이다. 이번 호 말씀을 묵상하면서 들음의 은혜와 순종의 역사가 나타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