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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여호와의 언약을 믿고 역사를 바꾼 밧세바

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다윗의 충성스러운 용사 우리아의 아내요, 다윗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된 솔로몬의 어머니인 밧세바. 열왕기상 묵상을 시작하면서 만나는 밧세바는 어떤 인물인가?


아름다운 여인, 슬픔에 젖다
그녀의 등장은 심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삼하 11:2). 그런데 그녀는 남편이 있는 여인임에도 다윗과 동침하게 되고 임신까지 하게 된다(삼하 11:4~5). 이는 명백하게 왕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다윗의 심각한 범죄였지만, 이로 인해 밧세바는 심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우리아의 아내가 다윗에게 낳은 아이를 여호와께서 치시매 심히 앓는지라… 이레 만에 그 아이가 죽으니라…”(삼하 12:15~18). 그녀는 남편의 억울한 죽음은 차치하고도, 어미로서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것이다.
물론 밧세바가 겪은 아이를 잃는 슬픔은 다윗에게 내린 책망이었고, 하나님의 심판이 작동한 것이다. “그러한데 어찌하여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하였느냐…”(삼하 12:9).


거룩한 족보를 이은 여인
신약의 첫 번째 성경 마태복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마 1:1). 하나님의 아들로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유일한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태어난 혈통의 역사를 적은 족보다. 따라서 이는 거룩한 족보다.
동시에 이 계보는 성경이 의도적으로 지극히 선별해 짜놓은 족보다. “그런즉 모든 대 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까지 열네 대요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간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마 1:17).
이 족보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예수님의 혈통에 속하는 모든 세대의 인물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령께서 의도하신 이 성경 본문에 바로 ‘우리아의 아내’로 밧세바가 언급된다. “이새는 다윗 왕을 낳으니라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마 1:6).
하나님의 은혜에는 종종 대조를 이루는 놀라운 반전이 있다. 밧세바도 그렇다. 아름다웠지만 슬픔과 고통의 여인이었던 밧세바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예수님의 선별된 계보에 등장하는 여인, 다시 말해 반전의 주인공이 됐을까?


위기의 순간, 여호와의 약속을 붙잡다
다윗이 늙어 왕위를 물려줘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다윗 왕이 나이가 많아 늙으니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아니한지라”(왕상 1:1).
누가 다윗의 왕위를 이을 것인가? 훗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계보에 누가 등장할 것인가? 이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그때 다윗의 넷째 아들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이라고 주장하며 나선다. “그때에 학깃의 아들 아도니야가 스스로 높여서 이르기를 내가 왕이 되리라 하고…”(왕상 1:5).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계보를 결정하게 되는 이 중요한 순간, 바로 여기에서 밧세바의 믿음이 빛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 주여 왕이 전에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가리켜 여종에게 맹세하시기를 네 아들 솔로몬이 반드시 나를 이어 왕이 되어 내 왕위에 앉으리라 하셨거늘”(왕상 1:17). 밧세바는 슬픔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잊지 않고, 견고하게 붙잡고 있었다.
다윗은 늙었고, 후계자는 지명되지 않았다. 그 틈을 노려 아도니야가 스스로 자신이 왕이라고 공포했고, 일군의 유력자들을 대동한 상태였다. 위기였다. 더 큰 위기는 밧세바가 왕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위기의 순간, 그녀는 왕에게로 들어간다. 나단 선지자의 도움으로 하나님의 약속에 눈뜨지 않았다면 결코 담대하게 직언할 수 없었을 것이다(삼하 12:25; 왕상 1:11). 믿음의 여인이 된 밧세바로 인해 다윗이 받은 메시아 약속,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관통하는 약속이 성취돼 간다(삼하 7:12).
다윗과 솔로몬, 이 위대한 왕의 역사를 이은 믿음의 여인 밧세바를 통해 범죄와 슬픔까지 영광의 옷으로 입히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