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바울과 바나바가 사역한 수리아 안디옥
“어찌 나와 바나바만 일하지 아니할 권리가 없겠느냐”(고전 9:6)
안디옥이란 이름은 ‘병거’(兵車), ‘전사’(戰士)라는 뜻으로 성경에는 수리아(시리아) 지역의 안디옥(행 13:1)과 비시디아 지역의 안디옥(행 13:14)이 있다.
수리아 지역의 안디옥은 세계를 제패했던 헬라 제국의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후(B.C. 323년) 수리아 일대를 장악한 셀루커스 1세(B.C. 304~280년 재위)가 그의 아버지 안티오쿠스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도시다. 이 왕조 대부분의 왕들은 안티오코스라는 이름으로 통칭됐기 때문에 안디옥이란 도시가 무려 16곳이나 생겼다.
수리아의 안디옥은 지중해 동북쪽 끝 지점으로 오늘날 안타키아(Antakya)이다. 특히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한 후에는 이곳을 통해 헬레니즘이 근동지역으로 확산됐고, 그의 사후 셀레우코스 1세가 B.C. 300년에 안디옥을 건설했다. 당시 셀레우코스 왕조의 수도였던 이곳은 상업을 통해 번영했고, 헬라 문명과 종교적 의식이 활발한 부유하고 복잡한 대도시가 돼 동방 지역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됐다.
그 결과, 이곳에 대한 로마의 관심이 커져 B.C. 64년에 로마에 의해 점령당한 후 로마의 시리아 점령지를 다스리는 수도가 됐다. 당시 이 도시는 로마의 지배하에 평화를 누리게 됐으며, 복음 전파에 따르는 위협도 보호받게 돼 비유대교적 대도시로서의 공공질서를 어느 정도 누릴 수 있었다.
신약시대에는 스데반의 순교로 흩어진 신자들이 와서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교회를 설립했다(행 11:19~21). 이곳에서 바나바와 바울은 1년간 목회했으며, 교회가 성장한 후에는 이방 선교사로 파송됐다(행 13:1~3).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 안디옥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불리게 됐지만(행 11:26), 이후 언제인지 안디옥에서의 유대인 기독교 공동체는 사라져 버렸다.
현재 안타키아(안디옥)는 고대 안디옥보다도 그 규모가 작고 지상에 보존된 고대 유물도 많지 않다. 산 중턱에 있는 베드로 동굴교회에서 시내를 보면 온통 회교 사원의 탑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최초로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보낼 만큼 교회가 번성했던 이곳에 복음의 계절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도했다.
고린도에 있는 달음질 출발 지점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전 9:24)
고린도는 그리스 본토(남부 아가야 지역)에서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건너오는 길목에 있는 해발 566m의 돌로 된 언덕 도시다. 아덴에서 80㎞ 서쪽에 있는 고린도는 에게 해로 진출하는 겐그레아 항구와 서편으로 아드리아 해로 나가는 레기움 두 항구를 거느렸다.
고대 그리스의 지리학자 스트라보(Strabo)는 고린도를 ‘두 항구의 주인이 되는 부유한 도시’라고 불렀다. 현지인들은 역사적인 고린도를 ‘파레오(Paleo) 고린도’, 즉 ‘고(古) 고린도’라고 불러 현대적인 항구 도시 고린도와 구별한다.
고린도에는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 중에 교회가 설립됐다. 바울은 제3차 전도여행 중 3년간 에베소교회를 사역하고 있는 가운데, 고린도교회의 문제점들을 듣게 됐다. 당시 세계적인 무역항을 가진 고린도는 물질적인 풍요 속에 향락과 퇴폐가 만행했고, 각종 우상과 이방 종교의 집산지 역할을 하게 됐다. 이런 상황 속에 있는 고린도에 바울은 당시에 행해졌던 경기 모습에 비유한 신앙의 교훈을 고린도에 있는 교인들에게 편지로 써서 보냈다.
오늘날 이곳에는 바울 이전 시대인 헬라 때에 사용됐던 달음질 출발점이 남아 있다. 성지순례 인도 차 이곳 고린도에 오면 꼭 달음질 출발점을 찾아 바울이 전한 고린도전서 9장 24절 말씀을 읽고 모두 달음질하도록 한다.
신앙은 바울의 말씀처럼 달음질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달음질하는 자들이 상을 얻기 위해 달리는 것처럼, 우리도 부름의 상을 얻기 위해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 목표를 두고 그분을 향해 전심전력하는 자가 돼야 한다. 이것이 내가 달음질 출발점에서 순례객들에게 전하는 말씀이다.
수리아 안디옥의 오늘날 지역
말씀을 생각하며 고린도의 달음질 출발점에 선 순례객
고린도에 남아 있는 헬라 때 달음질 출발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