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옴을 느끼시고 제자들에게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말씀하셨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동산으로 가셔서 마지막 고뇌의 기도를 올리셨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겟세마네 동산으로 나오는 이곳은 누가복음에는 감람산의 한 곳으로 나오며, 요한복음에는 동산이라는 말만 나온다. 예수님은 평상시 습관을 좇아 감람산으로 가서 기도하셨는데, 그곳이 바로 겟세마네 동산으로 여겨진다. 겟세마네 동산은 곧 감람산 중 기드론 골짜기와 가까이 있는 한 장소를 가리킨다. 요한복음 18장 1절의 언급처럼 이곳은 기드론 시내(골짜기) 건너편에 위치한다. 그러니까 옛 예루살렘 성과 성의 동쪽에 있는 감람산 사이에 기드론 골짜기가 있다.
오늘날 이곳에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앞두고 땀방울이 핏방울같이 될 정도로 기도를 올리신 곳의 바위를 교회 강단 중앙에 오도록 설계하여 세운 겟세마네교회가 있다. 교회 밖에는 1,000년 이상 된 감람나무가 여덟 그루 있는데, 그중에서 예수님 당시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진 감람나무도 아직까지 자라고 있다. 교회 벽 옆에는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모습의 부조가 있는데, 순례객들이 이곳에서 예수님과 같은 모습으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한다. 성지순례 장소로 빠지지 않는 이곳에 오면 십자가를 앞두고 고뇌에 찬 주님의 처절한 기도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겟세마네교회(Church of Gethsemane)는 예수님이 잡히시기 전날 밤 최후의 결심을 하기 위해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피같이 흐르는 결사적인 기도를 드리셨던 자리에 세워진 교회로 ‘고통의 교회’라고도 한다. 현재의 교회는 1920년에 비잔틴과 십자군 시대 교회의 잔해 위에 16개 국가의 성금으로 이탈리아 건축가 안토니오 바르루치가 12개의 돔 모양 지붕으로 설계, 건축했기 때문에 만국교회(Church of all Nations)라고도 부른다. 교회 전면의 용마루에 십자가를 쳐다보고 있는 한 쌍의 사슴이 있는데 이는 다윗을 상징한다.
제단 앞에 있는 큰 돌 주위에 약 20㎝ 정도의 쇠로 된 울타리가 가시나무 모양으로 둘러쳐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위에 십자가가 새겨진 제단이 있다. 이 교회 정면 외벽 위에는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사이에 잠든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의 모습이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다. 성전 내부는 약 100평인데, 천장이 높고 넓어 예수님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어둡게 설계되었다. 특히 색유리 색깔도 어둡고 무거운 감을 준다. 천장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나타내는 작은 둥근 지붕 12개가 세 개씩 네 줄로 되어 있다.
교회 내부에는 동쪽을 향한 정면에 그림 세 개가 있다. 가운데 그림은 예수님이 바위에 엎드려 기도하시는 장면이고(마 26:39), 아래쪽 그림은 베드로가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베는 장면이며(요 18:10), 위쪽 그림은 가룟 유다가 예수님께 입 맞추는 장면이다(눅 22:47~48). 교회 밑바닥의 일부분은 투명 유리로 덮였는데, 이것은 그 밑에 있는 옛날 비잔틴 시대 교회의 모자이크 바닥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이 교회는 가톨릭 소속의 프란시스코회에서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