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예수께서 세례를 받은 요단 강
“그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막 1:9~10)
요단이란 이름의 뜻은 ‘급한 여울’이다. 이 이름은 히브리어로 ‘단에서 흐른다’란 뜻인 ‘요레드 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성경에서 요단 강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아브라함이 롯과 헤어질 때 롯이 요단을 택한 사건에서 비롯된다(창 13:6~11). 야곱은 아람에서 돌아올 때 지팡이로 요단의 여울목을 더듬으며 건넜으며(창 32:10),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 강물이 멈추는 기적을 통해 건넜다(수 3:1~17).
또한 다윗은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망명할 때 이 강을 건넜으며(삼하 17:22), 엘리사는 엘리야에게 임하신 성령을 계승받을 때 이 강을 건넜다(왕하 2:7~8, 13~14). 나아만은 엘리사의 말에 따라 이 강물에 일곱 번 몸을 씻음으로써 문둥병이 나았다(왕하 5:14). 신약에서 예수께서는 이 강물에서 세례를 받으셨고(마 3:5~6, 막 1:4~9), 또한 세례를 베푸셨다.
오늘날 예수께서 세례를 받은 곳에는 물줄기가 바뀌어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비잔틴 시대에 이를 기념해 세운 교회 터가 남아 있어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인류 구원의 시작을 위해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음에도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국경을 이룬 요단 강이 이곳에서부터 200여 미터 정도 서쪽에서 흐르고 있다. 강폭은 불과 2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순례객들은 이스라엘 쪽에서나 요르단 쪽에서 물병에 강물을 담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강물에서 세례를 베풀기도 한다. 바로 옆에는 예수의 세례를 기념하는 세례 요한 교회가 있다.
중풍병자를 고치신 가버나움
“수일 후에 예수께서 다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들린지라 많은 사람이 모여서 문 앞까지도 들어설 자리가 없게 되었는데 예수께서 그들에게 도를 말씀하시더니 사람들이 한 중풍병자를 네 사람에게 메워 가지고 예수께로 올새”(막 2:1~3)
가버나움은 갈릴리 바다 서쪽 중앙에 있는 티베리아(Tiberias)로부터 해안을 따라 북동쪽으로 16㎞ 떨어진 지점, 엣 타브가(et-Tabgha)에서는 3㎞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4복음서에만 등장하는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마을이다. 오늘날에는 키르벳 민예 북동쪽 4㎞ 지점에 있는 아랍어로 텔 훔(T, Hum)과 일치하고 있는데, 현재 텔 훔 지역은 1.6㎞ 지역에 걸쳐 폐허로 남아 있다.
가버나움에는 BC 1세기경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구약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신약 시대에는 국경 지역으로서 이곳에 세관이 있었고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예수께로부터 믿음을 칭찬받은 백부장도 이곳 국경을 수비하는 군대에 소속되어 있었다. 예수님 당시의 인구는 1만 5천명 내지 2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가버나움은 성경에 나타난 대로 갈릴리 지방 선교본부라고 할 만큼 예수께서 가장 많은 기적과 교훈을 행한 곳이다. 예수님은 이곳에서 더러운 귀신들린 자를 고치셨고(막 1:21~28), 백부장 하인의 병(마 8:5~13)과 베드로 장모의 열병(마 8:14~17)과 본문에서처럼 네 명의 친구에 의해 지붕을 뜯고 내려진 중풍병자를 고치셨다(눅 2:1~12). 가버나움에서는 1905년에 독일인 쿨과 바징거에 의해 4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유대인 회당이 발굴됐고, 회당의 서쪽과 남쪽에 위치한 고대 마을의 일부도 발굴됐다. 그 후 1921년에는 오파리가 베드로의 집터라고 불리는 팔각형의 교회터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성지순례 시 빠짐없이 들리는 가버나움에는 무엇보다도 회당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예수님 당시의 회당 터 위에 세워진 4세기경의 회당 유적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이 회당을 바라보며 친구들의 믿음을 칭찬하시고 중풍병자를 고쳐 주신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되새겨 본다.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작은 자야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막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