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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느부갓네살이 통치했던 바벨론/금 신상을 세운 두라 평지

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유다 왕 여호야김이 다스린 지 삼 년이 되는 해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을 에워쌌더니”(단 1:1)

‘바벨론’은 도시 이름도 되고, 나라 이름도 된다. 히브리어 ‘바벨’은 창세기 10장 10절과 11장 9절 외에 헬라어에 근거해 모두 ‘바벨론’으로 번역됐다. 창세기 11장 9절에 나타난 바벨은 ‘혼동(혼란)시키다’라는 뜻의 ‘발랄’에서 왔다. 도시 바벨론은 메소포타미아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시날(Shinar, 창 10:10) 땅에 위치한 성읍이다.
오늘날 이라크 남부의 북쪽 지역으로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80㎞, 힐라(Hillah) 북쪽 8㎞ 지점에 있다. 이 고대 유적지에는 북쪽에 바빌 언덕과 남쪽의 메르케스(Merkes) 및 호메라(Homera) 언덕들이 있다. 성경에서 바벨론은 하나님께 대한 적대적인 집단을 뜻하는 데 사용됐으며, 도시보다는 주로 바벨론 제국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바벨론의 최초 건설은 니므롯이 에렉과 악갓을 건설하기 전으로 창세기에 기록돼 있다. 바벨론은 마르둑(Marduk)에 의해 건설됐다가 BC 2350년 사르곤(Sargon) 1세에게 파괴됐다. 이후 수많은 역사의 흐름 속에 갈대아의 통치 때에는 갈대아의 나보폴라살(Nabopolassar, BC 626~605년)에 의해 재건되기 시작했다. 그 아들 느부갓네살 2세는 바벨론의 정치적인 위신을 회복하고, 수도를 재건해 예루살렘과 유다에 있던 보물을 빼앗아 가져왔다(왕하 25:13~17). 이후 나보니두스(Nabonidus, BC 555~539년) 왕은 자신이 아라비아에서 머문 10년 동안에는 그의 아들이자 공동 섭정자인 벨사살(Belshazzar)에게 바벨론을 맡겼다. 그러나 바사(페르시아)에 의해 BC 539년 점령당했고, 벨사살 역시 그 해에 살해됐다(단 5:30).
고대 바벨론의 유적지(바빌)에 대해서는 1616년 이곳을 여행한 발레(Valle)가 처음으로 정확하게 주장했으며, 이후 계속된 발굴을 통해 도로, 닌마 신전, 왕궁들, 닌우르타 신전, 이쉬타르 성문, 페르시아 때의 건물들, 메르케스, 카츠르(Qasr, 성채)의 나머지 부분 등이 드러났다. 바벨론은 2중으로 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성벽 위로는 전차가 다닐 만큼 폭이 넓었다. 이곳을 방문한 2001년에는 이미 이쉬타르문이 모형으로 복원됐고, 왕궁 역시 복원 작업이 마무리됐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다시 많이 파괴됐다고 전해져 매우 안타깝다.

 


“느부갓네살 왕이 금으로 신상을 만들었으니 높이는 육십 규빗이요 너비는 여섯 규빗이라 그것을 바벨론 지방의 두라 평지에 세웠더라”(단 3:1)

‘두라’의 위치에 대해서 제기되는 장소 가운데는 바벨론 북서쪽 420㎞, 현재 시리아에 있는 두라-유로포스(Dura-Europos), 하볼과 유프라테스 강이 만나는 바벨론 남쪽 툴룰 두라(Tulul Dura)가 있다. 그런데 아마 두라의 위치는 텔 데르(T. Der)를 말하는 것 같다. 텔 데르는 바벨론 남쪽 9.6㎞, 바그다드 남서쪽으로 27㎞ 떨어진 곳이다.
바벨론에는 텔 데르라는 명칭을 가진 지역들이 많이 있는데, 이를테면 두루라는 곳 등이다. 이와 관련해 옵페르트(Oppert)는 도우라(Doura)가 고대 바벨론 유적지 힐라(Hilla) 아래 8~9㎞ 남동쪽의 유프라테스 강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곳으로 봤다.
그 외에도 두라를 우르 근처의 텔 알 람(T. al Lahm), 우르 제3기의 우룩(Uruk-Erech) 근처에 있는 군사 요충지로 보기도 한다. 이 가운데 두라-유로포스는 오늘날 시리아의 알렙포와 이라크의 바그다드 사이에 있다. 유프라테스 강 바로 서쪽에, 유프라테스 강으로 유입되는 하볼(Habul) 강이 있는 데이르 에스 조르(Deir ez-Zor) 남쪽 96㎞ 지점이다.
두라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높이 육십 규빗, 너비 여섯 규빗 크기의 금 신상을 세웠던 곳으로 언급되고 있다(단 3:1). 현재 두라 유로포스에는 아고라(시장), 목욕탕, 제우스 데오스 신전, 아데미 신전을 비롯해 여러 개의 신전과 회당과 교회 터가 남아 있다.
나는 이곳을 방문해 두라 평지에 남아 있는 수많은 신전 터와 그 옆에 초라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회당과 교회 터를 바라보며, 오늘날 회교 국가가 된 시리아에 그리스도의 평화가 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의 왕궁
왕궁은 나보폴라살이 건축해 그 후계자들에 의해 완성됐다. 행렬 도로에서 왕궁 입구로 들어가면 광장이 있고, 그 옆에는 왕위 친위대 병사들의 막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