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4년 07월

고센 지역의 국고성 라암셋 / 모세가 던져지고 건져진 나일 강

과월호 보기 이원희 목사(한국성지미디어 원장)

고센 지역의 국고성 라암셋
“감독들을 그들 위에 세우고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여 그들에게 바로를 위하여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하게 하니라”(출 1:11)

라암셋은 애굽의 나일 강 하류 델타 동북부에 있던 삼각주의 중앙 부분 성읍으로 ‘람세스의 땅’이란 뜻이다. 성경에는 이스라엘 백성의 노역을 통해 세워진 일종의 국고성으로 언급하고 있다(출 1:11). 그 후 소안(Zoan, 민 13:22), 타니스(Tanis)라고 불렀는데 소안은 ‘낮은 땅’이란 뜻이 있다.
일반적으로 산 엘 하가르를 성경의 소안, 곧 라암셋으로 본다. 산 엘 하가르는 아브라함 당시에 존재했던 헤브론보다 7년 뒤에 세워진 고대 도시였다(민 13:22). 이곳에서는 이집트 제6대 왕조의 유적들이 발견됐다. 현대 학자들은 이곳을 B.C. 180~1550년에 시리아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인 힉소스 통치자들의 수도로 보고 있는데, 실제로 이곳에서는 힉소스 족의 유적들이 발견됐다.
라암셋은 가나안에서 이주해 온 야곱의 가족들이 거주했던 곳으로 요셉 사후 얼마간의 세월이 지난 후, 이스라엘 민족의 고역을 통해 이집트의 국고성으로 건설됐다(출 1:11). 그리고 후에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애굽을 탈출할 때 출발 지점이 되기도 했다(출 12:37; 민 33:3~5).
이집트의 자료에 의하면 라암셋은 라암셋 2세가 창건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라 명명했다고 한다. 테베(룩소, 노아몬)가 고대 이집트의 남쪽 수도라면, 라암셋은 북쪽의 수도로서 바로가 2세기 동안 주로 거처하던 곳이다. 고대에는 활기찬 성읍으로, 바다로 나가는 선박들을 위한 항구가 있었다.
현재 이곳은 여러 개의 오벨리스크가 남아 있는 광범위한 유적이 있으나 지하수의 분출로 인해 본격적인 발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라암셋 2세의 오벨리스크를 비롯해 시삭과 오소콘의 무덤이 있으며, 벽돌의 흔적이 남아 있어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역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 출애굽 여정을 따라가는 순례길 중에 이곳에서 가장 큰 영적 감동을 받았다. 특히 당시에 쌓아 올린 흙벽돌을 보며 고난 가운데 신음했던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 소리를 마음에 담고, 동시에 그 고난 속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을 번성하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되새길 수 있었다.

모세가 던져지고 건져진 나일 강
“그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니 그가 잘생긴 것을 보고 석 달 동안 그를 숨겼으나 더 숨길 수 없게 되매 그를 위하여 갈대 상자를 가져다가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고 아기를 거기 담아 나일 강가 갈대 사이에 두고”(출 2:2~3)

이집트 북부 지역은 연중 강우량이 100㎖ 정도도 안 되는 곳이지만, 나일 강이 흘러 가장 비옥한 곳이다. 그래서 나일 강은 ‘신이 이집트에 내린 선물’이라고 한다. 이집트의 젖줄과 같은 이 강은 상류 지역에서 청나일 강과 백나일 강이 합류한 후 다시 다른 몇 개의 지류와 합쳐지면서 지중해로 흘러든다. 중하류 지역은 비가 거의 오지 않지만, 상류 지역은 많은 비가 내려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하류로 흘러들기 때문에 하류의 삼각주에 충적토가 쌓여 옥토를 형성하는데, 그 범위는 236만㎢나 된다.
그래서 구약시대 때 팔레스타인 지역의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기근을 모면할 수 있었다. 이는 아브라함이 가뭄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간 것과 애굽이 요셉 때 7년간의 가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집트 국민들은 나일 강을 신처럼 섬기며, 실제로 이 강을 주관하는 신의 이름인 ‘하피’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나일 강이 범람하지 않고 충적토도 쌓이지 않아 삼각주의 옥토 면적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나일 강이 성경에 처음 언급된 것은 애굽 왕의 꿈 내용에서다(창 41:1~4, 17~21). 또한 애굽의 새 왕이 일어나 이스라엘 민족의 번성을 두려워해 아들을 낳으면 나일 강물에 던져 죽게 했는데(출 1:22), 이때 모세는 어머니에 의해 강물에 띄워졌으나 바로의 딸에 의해 건져졌고 애굽의 왕자로 자라게 됐다(출 2:1~10).
나일 강의 풍요로움을 보면서 이런 좋은 환경에서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자연적 환경이 좋다고 해서 영적으로도 복된 장소인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가나안 땅이었지만, 하나님만을 의지할 수 있는 곳이기에 진정 복된 장소였던 것이다.

라암셋 유적지 전경

 

나일 강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