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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빌라도와 바라바, 그리고 백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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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며
예수님이 재판받으시는 장면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받으셨던 재판은 불법이요, 그것을 재판이라는 합법적인 법절차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조차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불법적인 재판에 대해 예수님 당시에도 항소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지만, 죄 없으신 예수님은 그러한 절차조차 밟을 수 없는 식민지 땅에서 반역자에게나 적용될 최고의 극형을 언도받으셨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재판을 극단적인 사실 문체로 풀어 나갑니다. 사견이나 평을 극도로 자제하며, 있었던 사실을 이야기체로 서술합니다. 마치 보도기사와 같은 이야기 가운데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이 재판의 주인공이신 예수님은 묵묵히 침묵하시고 예수님 주변 사람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대표적인 세 부류의 모습을 통해 오늘 본문이 교훈하는 것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말씀의 씨를 뿌리며
1.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내린 판결은 무엇입니까?(13~15절) 빌라도가 예수님을 풀어 주려 했던 시도들이 성경에 어떻게 나타납니까?(참고 4, 6~11절)

 

2. 예수님에게서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찾지 못한 빌라도는 백성들과 협상하는 의미로 매를 때리고 예수님을 풀어 주려 했습니다. 이때 백성들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16~18절)

 

3. 바라바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19절, 참고 마 27:16, 요 18:40, 막 15:7) 의인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악인은 풀려나는 상황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듭니까?

 

4. 여러 번 반복된 빌라도의 호소에도 백성들은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21~23절) 빌라도가 백성들의 말에 따른 이유는 무엇일까요?(참고 막 15:15, 마 27:24~26)

 

5. 이 장면에서 표면적으로는 예수님이 그들 앞에서 재판받고 계시지만 사실 세 부류의 사람들(빌라도, 바라바, 백성들)이 예수님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은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그들의 모습에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볼 때, 어떤 생각이 듭니까?

 

6. 예수님은 성전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싸우시고 말씀으로 죄를 이기셨습니다. 하지만 이 재판에서는 조용히 계십니다. 옳은 것을 위해 싸워야 할 때와 조용히 그 상황을 견뎌야 할 때를 구분해서 대응한 적이 있다면 서로 나누어 봅시다.

 


삶의 열매를 거두며

빌라도는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의인인 체했지만 속물 중의 속물입니다. 백성들은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선동에 의해 자신들에게 닥칠 엄청난 시련을 알지도 못한 채, 술에 취한 듯 예수님께 악담을 퍼붓습니다. 이 상황에서 민심은 천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철저히 반하는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바라바는 생각지도 못한 석방으로 인해 기뻐 날뜁니다. 예수님만 사슬에 매인 채 묵묵히 서 계십니다. 죄인 줄 알면서도 죄인들에게 의인을 넘겨준 사람, 현실에서 주어지는 일시적인 쾌락과 육욕에 모든 것을 내어 주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 죄인이면서도 누군가의 강권적인 도움으로 의인의 자유를 얻은 사람까지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자신의 생명에 관해서 결국 철저히 타자요 피동적 존재일 수밖에 없었던 바라바를 통해,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모든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