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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율법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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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며

율법은 흔히 은혜와 대비돼 사용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러 오셨습니다(마 5:17). 은혜로 주어진 구원을 누리는 자는 율법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율법을 ‘완전’하게 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 이유는 율법에 하나님의 뜻이 선명하게 반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떠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살아가야 할 백성에게 하나님 나라가 가진 이상을 보게 하는 율법을 주셨습니다. 그 율법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민족과 구별되게 하며, 단순한 구별을 넘어선 하나님 차원의 ‘거룩함’을 담지하게 하는 장치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께서 율법을 처음 내신 그 현장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율법을 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문을 통해서 우리가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함께 살펴봅시다.

 

말씀의 씨를 뿌리며

1. 사법적 정의를 세움에 있어서 하나님께서는 어떤 율법을 주셨습니까?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열거해 봅시다(1~3, 6~8절).
-> 본문은 사법적 정의의 부당한 시행을 막고 있다. 거짓 풍설 유포나 위증을 금하며, 다수라고 해서 옳지 않은 것을 시행해서는 안 되고,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두둔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 뇌물을 받아서도 안 된다.

2. 법적 질서와 더불어 이웃 간의 관계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어떤 명령을 내리십니까?(4~5절)
-> 원수의 길 잃은 소나 나귀를 보거든 반드시 그 사람에게 돌려 줘야 하며, 미워하는 자의 나귀가 짐을 싣고 엎드러지더라도 함께 도우라고 하셨다.

3. 나그네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어떤 요구를 하셨으며,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사실을 상기시키셨습니까?(9절)
->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그네였던 경험을 떠올리게 하시고,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않도록 명령하셨다. 율법에는 엄격한 공의뿐만 아니라 자비도 포함하고 있다.

4. 이웃과 나그네를 대하는 자세를 엄중한 사법적 질서와 함께 배려하게 하시는 것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율법의 성격은 어떤 것입니까? 이를 통해 하나님의 어떤 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까?
-> 하나님께서는 공의와 사랑 양자 모두를 중히 여기신다. 법적 질서가 악인이나 가난한 자에 의해서 무너지기를 원하지 않으시며, 동시에 원수라도 기본적으로 베풀어야 할 자비가 있음을 강조하신다.

5. 우리 공동체 안에서 정의와 사랑은 어느 정도까지 이뤄지고 있는지, 충분히 반영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무엇인지 각자 느낀 대로 이야기해 봅시다.

6. 율법은 예수님에 의해 파괴된 것이 아니라 완성됐기에, 율법의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앞에서 각자가 느낀 우리 교회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이야기해 봅시다. 그리고 그것을 잘 감당하기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삶의 열매를 거두며

이스라엘은 광야를 유랑하는 상황에서도 그 안에 법적인 질서와 공의를 바로 세워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당한 증언을 하거나, 거짓 소문을 퍼뜨려 남을 해롭게 하는 일을 엄중히 금하십니다. 심지어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역차별의 결과를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 교회 공동체는 바른 법도와 질서 아래 세워져야 합니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 여전히 사랑의 적용이 있어야 함도 공히 강조하십니다. 이웃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원수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돌아볼 때, 엄격한 율법은 사랑의 율법으로 바뀝니다. 이처럼 엄격함과 함께하는 사랑과 배려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인 완전한 하나님의 법이 우리가 섬기는 공동체 가운데 실현되기를 기도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