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조철민 목사(<날샘> 디렉터)
사도행전의 복음 전파에 의한 하나님 나라 확장은 성령님의 역동적인 운행에 따라 이뤄진 역사였습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이후 허탈해하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의 임재는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복음의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약속된 성령님께서 임재하신다는 사실은 초대 교회에 솟은 부흥의 불길로 증명됐고, 그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 1월호에서는 초대 교회를 통한 복음 확장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복음의 불길이 타오르도록 하기 위해, 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사도행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사도행전은 바울의 동역자 누가에 의해 쓰여진 신약의 역사서입니다. 누가는 고위 공직자로 알려진 데오빌로에게 두 번의 글을 쓰는데, 첫 번째는 누가복음이며, 두 번째가 사도행전입니다. 누가의 직업이 의사였기 때문인지 사도행전은 아주 세밀하고 구조적입니다. 특히 성령님을 통해 확장되는 복음의 역사를 공간적인 개념으로 기술한 것은 사도행전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 확장의 역사는(행 1:1~7:60) 온 유대와 사마리아로(행 8:1~11:18) 이어집니다. 이후 땅끝까지 이어지며 지금 이 시간까지도 우리를 통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도행전을 통해 복음의 역사를 확인하는 우리가 복음 확장의 당사자라는 사실을 반드시 깨달아야 합니다.
성령님의 임재와 교회의 탄생(행 1~2장)
사도행전의 시작은 강력합니다. 부활 후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일에 대해 철저하게 설명하십니다. 또한 하나님 나라는 약속하신 성령님께서 주관하실 것이며, 기도하는 제자들을 통해 예루살렘을 넘어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부활 후 40일 동안의 사역을 마치신 후 승천하심으로 예수님의 지상 사역은 완전히 종결됩니다(행 1:1~11). 이후 제자들과 예수님 곁에 머물렀던 120명이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주님의 명령을 계승하기 위해 모입니다. 베드로는 유다의 배신을 말씀 성취의 한 부분이라고 선포하며, 모든 것이 성령님의 역사임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성령님의 뜻에 따라 빈 사도의 자리에 맛디아를 세웁니다(행 1:12~26).
오순절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인 사람들은 성령님의 역사를 경험합니다. 함께 모여 기도하면서 교회의 탄생을 맛보게 됐고, 하나님의 큰일을 방언으로 고백하는 일도 경험합니다.
여기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합니다. 베드로는 유대인을 이해시키기 위해 구약성경을 인용해 예수님의 부활을 전합니다. 놀랍게도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삼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옵니다. 그들은 세례를 받고, 죄 사함과 성령님을 선물로 받았으며, 교회의 구성원으로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변화된 삶을 살게 됩니다(행 2:1~47).
이처럼 복음은 성령님께서 생생하게 일하시는 현장을 통해 확장됩니다. 오늘날에도 이 같은 현장은 말씀을 통해 매 순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복음 확장의 역사를 누리기 위해, 말씀과 기도의 생활화는 성령 충만의 전제 조건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복음의 역사와 교회의 부흥(행 3~4장)
베드로와 요한은 초대 교회 부흥의 선봉장 역할을 감당합니다. 성령님의 역사로 성전 미문 앞의 못 걷는 자가 걷게 된 사건은, 예수님의 이름과 능력을 전하는 계기가 됩니다(행 3:1~10). 특히 베드로의 ‘회개하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원을 받게 된다’라는 설교를 듣고(행 3:11~26), 오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회개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납니다(행 4:1~4).
또한 베드로를 학문 없는 범인(凡人)으로 여겼던 유대 종교지도자들이 공회 앞에서 당당하게 예수님을 전파하는 베드로를 보며 충격에 빠집니다. 이처럼 베드로와 요한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인해 복음을 담대하게 전하는 전사로 변모합니다.
이후 사도들은 성도들에게 공회에서 있었던 일과 구약성경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이 성취되고 있음을 알립니다. 이들이 함께 모여 부른 찬송과 기도 가운데 성령님께서 임하셨고, 모든 사람이 성령 충만함을 경험하고 변화된 삶을 살게 됩니다(행 4:5~37).
이처럼 초대 교회는 더욱 담대하게 복음의 확장을 이루며, 삶을 나누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부흥의 역사를 맞이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부흥은 말씀과 기도로 마음과 삶이 변화된 성도들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의 순결과 새로운 일꾼(행 5~6장)
4장까지 이어지는 초대 교회의 역사는 순수함 그 자체였습니다. 순수한 초대 교회의 역사는 성도들의 성령 충만함을 통해서 일어났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사라졌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인간에게는 성령의 소욕과 육신의 소욕이 공존하는데, 인간이 육신의 소욕을 탐할 경우 순수성을 잃게 됩니다.
5장 서두에서 시작되는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이 바로 교회의 순수성을 훼손시킨 첫 번째 사건입니다. 그들은 밭을 판값의 일부를 감춘 후, 이것이 전부인 양 사도들에게 갖고 왔습니다. 문제는 하나님께 거짓을 고한 점인데, 하나님께서는 이에 대한 대가를 죽음으로 치르게 하십니다. 이 사건을 통해 교회의 순수성을 지키는 일은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행 5:1~11).
이후 사도들에 의해 많은 표적과 기사가 일어납니다. 이 표적과 기사는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일어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믿고 주님께 나오는 자들이 많아집니다. 그러자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에 위협을 느끼고 사도들을 재차 감옥에 가둡니다.
하지만 사도들은 체포와 투옥의 사건을 공회에서 복음 전파의 기회로 삼고,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증인으로 더욱 담대하게 복음을 증거합니다. 결국 반복해서 수감된 사건은 사도들을 능욕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면서도, 기뻐하는 복음의 군사로 변모시킵니다(행 5:12~42). 그들은 가르치고 전도하기를 그치지 않는 하나님의 전사로서 복음 확장의 역사를 계속 이어 갑니다.
그런데 교회 내부에 갈등이 일어납니다. 과부들을 구제하는 일로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반목합니다. 하지만 사도들은 이 위기를 말씀과 기도로 해결하면서, 교회의 결속을 다집니다. 더불어 일곱 명의 평신도 집사를 세워 복음 확장을 위한 초석 작업을 계속하는데, 이 모든 것이 성령님께서 행하시는 역사임을 알게 됩니다.
복음적 설교와 순교의 영성(행 7장)
스데반은 회당에서 전도하다가 헬라파 유대인들에 의해 고소를 당합니다. 스데반의 죄목은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그들은 스데반을 붙잡아 산헤드린 공회에 세웁니다. 체포된 스데반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의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지에 관해 설교합니다.
스데반은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에 이르는 계보를 통해 초시간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설명합니다. 설교에 담긴 가장 큰 의미는 하나님께서 언약을 성취하고 계시다는 것으로, 언약의 성취자이신 예수님을 통해 구원 역사가 확장되고 있음을 전하는 복음 설교였습니다.
스데반은 모세의 일대기를 언급하면서, 자신이 구약과 율법을 어기려는 것이 아니며, 모든 것에는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때가 있음을 선포합니다. 결국 스데반의 설교를 들은 사람들에게서 마음의 찔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스데반을 향한 분노가 찔림보다 더 컸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을 향해 올바른 설교를 한 스데반에게 돌을 던집니다.
그런데 스데반은 죽음의 문턱에서 놀라운 고백을 하나님께 올려 드립니다.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 7:59~60)라는 그의 고백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시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자들을 향해 말씀하셨던 내용과 흡사합니다. 스데반은 초대 교회 최초의 순교자로서 복음의 확장을 위한 씨앗이 됐으며, 그 순교의 영성은 8장 이후에 등장하는 바울에게로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으로 예수님의 지상 사역은 종결됐지만, 그 사역은 제자들에 의해 계승됩니다. 제자들은 성령님과의 동행을 통해 복음 확장의 역사를 계속해서 이어 갑니다. 변화된 제자들의 사기충천한 모습은 초대 교회 부흥의 역사에 초석이 됐으며,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까지 그 정신이 계승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것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성령님께서 역동적으로 역사하시기에, 우리는 복음의 진수를 힘차게 전하는 데 집중해야겠습니다. 복음 확장의 역사에 일시적 움츠림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움츠림을 통해 팽창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