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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하나님의 성민으로 살아가기

과월호 보기 조철민 목사(<날샘> 디렉터)

‘하나님의 성민’(聖民)이란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구별해 택하신 백성’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성민인 우리는 세속 문화를 떨쳐 버리고, 하나님의 백성다움을 세상 속에 온전히 드러내야 합니다. 2020년 7월호를 통해 살펴볼 신명기 7~15장에는 하나님의 성민으로 부름받은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 입성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모세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성민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봅시다.


우상 숭배와 교만을 경계하라(신 7~8장)
모세는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기 위해서는 그곳에 있는 일곱 족속을 진멸해야 한다고 명합니다. 그들과는 어떤 언약 관계나 혼인 관계도 맺어서는 안 되며, 그들이 남긴 우상들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선포합니다(신 7:1~26).
이는 하나님의 성민인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족속에 의한 영적 오염으로부터 보호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거룩한 백성으로 선택하셨고 그들을 보호하기 원하셨습니다. 또 모세는 하나님께서 언약을 지키시는 분임을 강조하며, 가나안 족속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하나님께서 가나안 족속을 이스라엘에게 넘기기로 작정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의 숫자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세상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없으며, 숫자적으로 열세인 쪽이 우위에 있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은’ 이스라엘에게 그들보다 ‘많고 힘이 센’ 가나안 족속을 넘기겠다고 약속하셨고, 이스라엘 백성이 이 약속을 신뢰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가증하게 여기시는 것을 결코 자신의 집에 들이지 말고, 하나님께서 이 같은 행위를 얼마나 싫어하시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했습니다. 우상을 불사르고 멀리하며 미워하는 일은 하나님의 성민으로 부름받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보호 아래에서 살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명령입니다.
모세는 이어 그들이 왜 광야 길을 걷게 됐는지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그는 출애굽 이후의 과정을 말하며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들을 보호하셨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또한 약속의 땅에서 누리게 될 풍요로 인해 하나님을 잊고 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신 8:1~20).
인간이 늘 경계해야 할 죄는 교만입니다. 에덴동산에서의 범죄도 교만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므로 이 모든 행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여호와 하나님을 기억하고, 여호와의 말씀을 청종해야 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는 자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거룩한 백성됨을 잃지 않게 됩니다.


자기 의를 경계하라(신 9~10장)
모세는 이스라엘이 크고 강한 나라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들 자신의 의로움 때문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선포합니다(신 9:1~29). 이는 승리를 맛본 후에 자칫 빠질 수 있는 자만과 공로주의에 대한 경고입니다. 모세는 목이 곧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가나안 족속의 죄 때문이며 이스라엘을 사랑하셔서 그들과의 언약을 지키시려는 하나님의 신실하심 때문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스라엘은 과거 호렙산에서의 금송아지 사건, 다베라, 맛사, 기브롯 핫다아와에서의 불순종으로 인해 하나님을 격노케 했습니다. 만약 모세가 금식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돌이키지 않았다면 그들은 완악함과 죄로 인해 이미 멸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시 십계명을 주셨고, 모세를 통해 인도하셨습니다(신 10:1~22).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다시 열어 주신 것입니다. 이에 모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요구하신 바를 거듭해서 정확하게 전하며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도를 행하며, 전심으로 사랑하고 섬기며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를 지키라고 선포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말씀은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신 10:16)입니다. 이스라엘은 육체의 할례를 철저하게 지키는 민족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과의 형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언약을 기초로 한 참된 관계로 들어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성민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초로 한 관계 안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전심으로 명령과 규례를 지켜야 합니다. 혹시라도 자신의 의로움에 갇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지 못한다면, 자신이 얼마나 완악한 자였는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은혜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바로 하나님의 성민입니다.


복받는 법을 기억하라(신 11장)
모세는 지금까지 강조한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라고 권면합니다(신 11:1~7). 특히 이스라엘의 부모 세대가 자녀들 앞에서 모범이 돼야 함을 언급합니다(신 11:2). 모세는 출애굽 1세대가 애굽과 광야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던 부분을 회상하며, 다음 세대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가르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순종하면 약속하신 땅을 주시며, 하나님의 명령을 청종하고 전심으로 섬기면 그 땅에 이른 비와 늦은 비를 허락해 주신다는 것도 알렸습니다(신 11:8~17).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자손 대대로 가르칠 것을 강조했으며(신 11:18~21),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면 그들이 밟은 땅이 모두 이스라엘의 소유가 된다고 거듭 선언합니다(신 11:22~25).
이처럼 모세는 역사를 토대로 순종의 결과는 복이며, 불순종의 결과는 저주임을 정확히 밝힙니다(신 11:26~32). 그러므로 하나님의 성민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인생을 살기 위해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순종해야 합니다.


여호와만 경배하라(신 12~13장)
모세는 신명기 12장부터 이스라엘이 지켜야 하는 규례와 법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선포합니다. 모세는 먼저 이스라엘이 하나님만 온전히 예배해야 하기에 우상을 배척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합니다. 제단을 헐고,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를 불사르고, 신상들을 찍어, 이방신들의 이름을 없애라고 명령합니다. 즉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예배를 드리려면 예배에 방해되는 것들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신 12:1~3).
또한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으로 나아가서 예배를 드리라고 거듭해서 말합니다(신 12:5, 11, 14 등). 그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장소에서 번제, 속죄제, 십일조 등을 드리고 자신들이 수고한 일에 여호와께서 복 주심을 즐거워하라고 하면서, 이 일에 자신의 소견대로 하지 말아야 함을 분명히 밝힙니다(신 12:6~8).
한편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 도살은 어디서든 가능하고 먹을 수 있지만, 생명을 상징하는 피를 먹는 일은 거룩함을 침해하는 행위이기에 금지합니다(신 12:15~28). 이처럼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 입성과 함께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정착에 대한 기준을 하나하나 자세히 가르쳤습니다.
신명기 13장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 입성 후 선지자나 꿈꾸는 자의 유혹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기록돼 있습니다. 모세는 그들의 말을 청종하지 말고, 그들을 죽이라고 가르칩니다. 또한 공개적으로 배교한 성읍에 관해서도 모든 것을 진멸하라고 선언합니다(신 13:1~18).
모세의 설교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의 성민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 방해되는 요인들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예배에 불순물이 끼는 것은 거룩한 백성임을 포기하는 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체성을 지키라(신 14~15장)
모세는 하나님의 성민인 이스라엘 백성에게 정한 것과 부정한 것을 구별해, 정한 것만 먹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신 14:3~21). 하나님의 성민이라면 먹는 것 하나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또한 십일조를 드려 하나님의 성민으로서 곡식과 포도주, 기름 등 자신의 재물과 소산이 어디서 왔는지 항상 기억해 여호와를 경외하게 합니다(신 14:22~29). 그리고 안식년 규정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종에서 자유함을 얻은 은혜를 기억하며, 이웃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베풀게 합니다(신 15:1~18).


이처럼 하나님의 성민은 먹는 것부터 자신이 누리고 있는 물질은 물론 자유까지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로 얻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규례들을 기억하며 준행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는 하나님의 성민됨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를 되새기고 순종하며 교만을 버립시다. 세상의 유혹은 여전히 거셉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성민이라는 정체성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십니다. 한 번뿐인 인생, 하나님의 성민됨을 지키며 기쁨으로 구별된 삶을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