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열왕기하 1~8장
하나님은 역사의 주관자이십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나 왕들의 존폐도 하나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열왕기하는 아합의 죽음 이후에 펼쳐지는 유다와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열왕들의 생애와 업적을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얼마나 많은 전쟁에서 승리했는지, 그의 치적이 무엇이었는지가 아니라 하나님이 보시기에 어떠했는지가 그 기준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시대마다 하나님의 역사에 쓰임 받았던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하나님의 사람들에 의해 집필됩니다. 이 역사에 동참하는 은혜를 누리는 한 달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장 아합의 죽음은 역사의 분수령이 됩니다. 모압의 배반과 아하시야의 발병은 이스라엘의 국가적 위기를 초래합니다. 이 위기 앞에 아하시야는 하나님이 아닌 바알세붑에게 묻습니다. 이 일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얼마나 강했던지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왕의 신하들을 두 번씩이나 불살라 버렸습니다. 세 번째 찾아온 왕의 신하에게 엘리야는 왕이 침상에서 다시는 내려오지 못하고 반드시 죽을 것을 재차 예언합니다. 하나님만을 의뢰하지 않는 인생의 결말을 선명하게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2장 불의 선지자 엘리야는 아합이라는 희대의 악한 왕과 대결을 펼쳤던 사람입니다. 이제 그의 사명이 다했기에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려 하십니다. 엘리야는 죽지 않고 하늘로 부름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그동안 엘리야는 이런 날을 예견하며 후계자를 착실하게 준비시켜 왔습니다. 스승의 영감을 갑절이나 구하는 엘리사를 하나님은 엘리야의 후계자로 세우시고 사용하십니다.
3장 모압 왕의 배반으로 이스라엘 왕 여호람과 유다 왕 여호사밧이 동맹을 맺고 모압을 치러 올라가는 길에 물이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절망하는 여호람과는 대조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던 여호사밧은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구합니다. 힘든 상황을 접할 때 그 반응이 믿음의 현주소입니다. 결국 엘리사의 예언대로 골짜기에 가득해진 물을 가축들이 마셨고, 에돔 사람들은 그것을 피로 오해해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
4장 엘리야가 하나님의 선지자로 훈련받는 과정에 겪었던 일련의 일들과 매우 유사한 사건을 통해 엘리사 또한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늘의 불을 내려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펼치는 사람이기 이전에, 미약한 한 여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특히 수넴 여인 아들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되살아남을 경험하면서 엘리사는 하나님의 손에 빚어져 갑니다.
5장 아람 군대의 장관 나아만은 나병 환자였습니다. 그를 수종하던 이스라엘 출신의 어린 소녀는 사마리아에 있는 하나님의 선지자가 나병을 고칠 수 있다고 알려 줍니다. 나아만은 이 사실을 왕에게 고하고, 아람 왕은 서신 및 예물과 함께 나아만을 이스라엘로 보냅니다. 이것을 전쟁을 위한 시비로 생각하고 옷을 찢은 이스라엘 왕에게 엘리사는 나아만을 자기에게로 보내라고 합니다.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는 엘리사의 처방은 겸손과 인내가 요구되는 것이었지만, 나아만이 순종하여 일곱 번 몸을 잠그자 어린아이의 살같이 깨끗하게 회복됩니다. 그러나 예물에 눈먼 사환 게하시는 탐욕과 죄악으로 나병이 들고 맙니다.
6~7장 이스라엘은 여러 차례에 걸친 아람의 공격을 엘리사의 도움으로 막았지만, 벤하닷이 친히 대군을 이끌고 다시 사마리아를 공격해 성을 포위하자 극도의 굶주림으로 아들을 삶아 먹는 일까지 발생합니다. 이스라엘 왕은 과거의 은혜를 쉽게 잊고 하나님을 원망하며,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립니다. 그러나 엘리사의 예언대로 아람은 도망가고, 먹을 것은 다시 풍성해집니다. 하루 앞을 알지 못하는 인생길이기에 우리는 더 더욱 주님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8장 아람 왕 벤하닷을 대신하여 하사엘이 왕이 되는 과정을 예언한 엘리사는 하사엘이 유다에게 입힐 크나큰 악행을 알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선지자의 소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다의 두 왕, 여호람과 아하시야의 사적이 간략하게 소개됩니다.
열왕기하를 읽고 묵상하면서 계속 마음에 머물러 있는 생각은 ‘나는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을 따라 살고 있는가’였습니다. 그리고 유다 사람이든 이스라엘 사람이든 아람 사람이든 어린 소녀든 군대 장관이든 사환이든 상관없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이들은 귀하게 쓰임 받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으로 왕노릇하며 살려는 생각을 내려놓고,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을 내 삶의 보좌에 모시는 결단을 주님께 올려 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