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한 사람의 인생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평가는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에 묵상할 말씀에는 적어도 20여 명의 왕이 소개됩니다. 그중에 짧게는 한 달을, 길게는 50년 이상을 다스린 왕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재임 기간의 길고 짧음이나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업적과는 상관없이 하나님이 평가하시는 기준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했는가? 아니면 악을 행했는가?’입니다. 열왕기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의 인생을 평가하시는 기준은 무엇일까를 묵상해 봅시다.
9장 하나님은 완악한 아합 왕조를 끝낼 사람으로 그의 신복 중 한 명인 예후를 지명하시고 그에게 기름을 부으십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대적하고 선지자들을 죽인 아합과 이세벨 가문이 비참한 종말을 향해 나아갑니다. 아합의 아들 요람이 살해되고, 그의 어머니이자 악한 요부 이세벨도 내시들 손에 성벽 아래로 던져져 무참히 죽습니다. 선지자의 예언처럼 그의 시체는 두골과 손발 외에는 모두 개들이 먹어 치워 남은 것이 없게 됩니다.
10장 예후는 계속해서 사마리아에 있던 아합의 아들 70명을 한날한시에 그들을 교육하던 귀인들의 손에 붙여 죽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합에게 속한 귀족들과 제사장들을 한 명의 생존자도 남기지 않고 진멸합니다. 예후의 열심과 레갑의 후손 여호나답의 지혜가 만나 바알을 섬기는 모든 제사장을 한자리에 모으고 한꺼번에 섬멸해 버립니다. 바알의 신당과 목상도 헐어 버려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립니다. 그러나 여로보암이 세운 금송아지는 여전히 섬겨 이스라엘의 종교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11장 이세벨의 딸 아달랴는 그의 아들인 유다 왕 아하시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스스로 왕이 되고자 왕자들을 모두 멸절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다윗과 맺은 하나님의 약속은 여호세바라는 여인이 왕자 한 명을 숨김으로 이어져 갑니다. 6년을 성전에서 숨어 지내던 요아스는 제사장 여호야다의 도움으로 아달랴의 손에 빼앗긴 다윗 왕국을 되찾아 옵니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반으로 백성들을 개혁하기 시작합니다.
12장 요아스가 즉위하자 제사장 여호야댜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개혁을 시도합니다. 요하스는 지혜롭고 투명한 방법으로 재정을 조달하여 성전을 수리합니다. 그러나 여호야다의 사후에는 분별력이 흐려져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영적 멘토의 역할과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13~14장 예후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된 여호아하스와 요아스는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는 왕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마저 세상을 떠났으니 이스라엘에는 아무 소망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여로보암 2세가 통치하던 41년 동안 이스라엘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 없는 성공은 더 큰 실패를 향한 수순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잠시의 성공에 눈이 멀어 회개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15장 남 유다가 요아스, 아마샤, 아사랴로 이어지면서 안정된 정권을 유지하는 데 반해, 북 이스라엘은 여로보암 2세의 아들 스가랴가 6개월 만에 반역을 당해 살룸이 한 달을, 그리고 므나헴이 모반을 일으켜 2대를 이어 가더니, 또다시 베가에 의해 반역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이 다윗과 맺은 언약에 따라 왕위의 정통이 이어진 남 유다와 달리, 북 이스라엘의 왕조는 모반과 반역이 밥 먹듯 일어납니다. 식언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잡는 것만이 험한 세상에서 믿음의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16장 그러나 유다 왕 아하스는 이스라엘의 왕들과 같은 길로 행하여 자기 아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며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 산당을 만들고 이방 신을 섬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메섹에서 본 양식을 따라 제단의 구조와 제사의 절차를 바꾸는 악행을 자행합니다. 이 일에 제사장 우리야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앞으로 유다에 개혁을 일으킬 아하스의 아들 히스기야를 왕으로 세우시며 회복의 소망을 주십니다.
계속되는 열왕기하 묵상을 통해, 긴 세월을 하나의 잣대 위에 올려놓고 조명해 보는 역사적 안목이 생김을 경험합니다. 크고 작은 인생의 수많은 사연 속에서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실패하지 않는 인생이 보장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생을 평가하시는 하나님의 기준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 잣대로 우리의 삶을 재어 보는 지혜입니다. 묵상하기 좋은 계절인 10월에 우리 각자의 삶을 깊이 성찰해 볼 기회가 모두에게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