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히브리서 1~13장
히브리서는 기독교인으로 개종한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쓴 책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본서의 기록 시기는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에 대한 기록이 없고, 디모데의 생존 사실(13:23)과 오랜 유대교 체제가 막 사라지려 하는 정황(12:26) 등으로 미루어 보아 AD 64~68년경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기록 목적은 당시에 서서히 시작되어 점점 심해졌던 박해로 인해 기독교 신앙에서 떠나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려는 유대인 크리스천들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위대하고 탁월한 분이신지를 알리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또한 천사보다도 더 높으시고, 모세보다도 우월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 시대로부터 수없이 반복된 제사를 폐하시고, 죄 없는 자신의 몸을 단 한 번 제물로 바쳐 영원한 제사를 드리심으로써 하나님과 인간을 화목하게 하신 대제사장임을 소개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볼 때, 본서의 저자는 구약에 정통한 익명의 초대 교회 지도자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3세기 교부 오리겐이 말하기를, “누가 히브리서를 기록했는지는 진실로 하나님만이 아신다”라고 했습니다.
저자가 바울이든 바나바이든 상관없이, 본서는 말세를 살면서 복음에 대한 심각한 도전과 박해만큼이나 위협적인 세상 유혹의 공격을 직면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영원한 대제사장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함으로 믿음의 선진들이 걸었던 그 길을 우리도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히브리서 1~4장
마지막 날에 아들을 통해 이루신 큰 구원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해 말씀하신 하나님이 마지막 날에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친히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만유의 창조자요 상속자시며, 하나님의 영광의 본체이십니다. 또한 그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는 분이며, 천사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입니다. 바로 그분이 성육신하셔서 죽음으로 친히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셨습니다1장. 이처럼 히브리서 저자는 천사와 비교하면서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강조함으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믿음의 자리에서 떨어진 성도들을 독려합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사실을 듣고도 유념하지 않아 큰 구원을 등한히 여기고 믿음의 자리에서 떠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만물이 그 발아래 복종하는 것이 마땅하나 현실 세계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2장.
히브리서를 기록할 당시에도 눈앞에 펼쳐진 박해의 사건들로 인해 믿음의 자리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구원자가 위대하신 하나님의 아들, 온 우주만물의 창조자이실 뿐만 아니라, 우리와 동일한 몸을 입고 시험과 고난을 받으심으로 시험받는 자를 능히 도우시는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는 우리의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며 신실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날마다 서로를 권면하여 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처음 믿을 때 확신한 것을 끝까지 굳게 붙잡고 있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에 함께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3장.
유혹이 난무하는 광야 같은 세상 속에서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있는 비결은 좌우의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는 것입니다. 언젠가 벌거벗은 것처럼 우리의 모든 것이 판단받고 결산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큰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힘입어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만 있다면 끝까지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4장.
히브리서 5~10장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
구약의 대제사장은 아론의 계보를 따라 여러 제사장들 가운데 택함을 받아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는 속죄의 제사를 섬기는 특별한 자들이었습니다. 그 속죄의 제사가 진정성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대제사장 또한 백성들과 동일한 연약함과 허물을 가진 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대제사장 자신을 위해서도 속죄 제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면서 우리와 같이 육체를 지닌 인간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십자가를 앞에 놓고 자신의 몸을 제물 삼아 속죄의 제사를 드리기 위해 하나님께 심한 눈물과 통곡의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인류의 모든 죄에 대한 영원한 형벌로서의 참혹한 죽음이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그 영광의 본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마침내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절대 순종의 자리에 나아가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그분에게 순종하는 자들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는 것입니다5장.
이제 우리는 신앙의 초보를 버리고 완전한 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맛보고도 타락한 자들의 안타까운 말로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믿음과 오래 참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뒤따르면 하나님이 맹세로 보증하신 약속을 기업으로 받고 영원한 성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라 우리의 대제사장이 되어 우리를 위해 하늘 성소에 먼저 들어가셨기 때문입니다6장.
시작도 끝도 소개되어 있지 않은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갑자기 나타나 축복해 준 하나님의 제사장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라는 사실은 자신의 몸으로 단번의 속죄 제사를 드림으로 우리에게 온전한 구원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항상 살아 계셔서 우리를 위해 간구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우리가 낡고 쇠하는 모형과 그림자만을 알고 있던 구약의 백성보다 더 좋은 소망을 가진 자로서, 영원히 변치 않는 새 언약의 백성이 되었음을 확증해 줍니다7, 8장.
모세가 율법에 따라 손으로 지은 첫 번째 장막과 모든 제사의 예법은 참 형상이 아닙니다. 다만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1년에 한 번 대제사장 홀로 지성소에 들어가서 드리는 속죄 제사도 예수님이 단번에 자신을 드린 십자가의 모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육체로 열어 놓으신 길을 따라 그 피를 힘입어 언제든지 성소에 나아갈 담력을 얻게 된 것입니다9, 10장.
히브리서 11~13장
참 믿음과 주께서 주시는 경고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믿음의 조상들이 보여 준 대단한 믿음의 여정은 세상이 능히 감당하지 못했던 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더 좋은 것을 예비해 두셨다는 약속을 믿고 세상에서 당하는 고난을 당연하게 여기며 능히 견뎌 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면서 우리 앞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죄에 대해서 피 흘리기까지 싸우지 않는 악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때로 그 악을 제하기 위해 징계를 허락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삶의 열매를 요구하시며, 형제 사랑과 손님 대접으로 표현되는 섬김과 헌신을 기쁘게 받으십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땅의 기초가 진동하는 것과 소멸하는 불의 이미지를 사용해 본서를 마무리합니다. 이것은 공포와 두려움이 아니라 영원을 나타내는 이미지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두려움과 의심 등 하나님과의 교제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태워 버리는 불입니다. 2011년 첫 번째 달에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모든 장애물이 완전히 사라지는 은혜를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철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