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창세기Genesis (25~31장)
믿음의 족장이라 불리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삶이 수천 년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살갑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환경은 다르지만 인생살이와 인간의 죄 된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미화하지 않고 써 내려간 성경은 참 매력적인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극적이고 유약한 면이 있지만 화평을 추구했던 이삭과 야심으로 똘똘 뭉친 야곱을 통해서도 믿음의 역사를 펼쳐 가시는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묵상을 계속해 봅시다.
25장 아브라함의 죽음과 이스마엘의 후예들에 대한 기록이 잠깐 소개된 후, 이삭 가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어날 때부터 형 에서의 발꿈치를 붙잡고 나온 야곱은 욕심 많은 사람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태중에 있을 때 예정된 것과 야곱의 인간적인 야심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을 팔아 버린 에서를 보며, 나는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26장 약속의 땅에 흉년이 찾아옵니다. 하나님은 이삭에게 흉년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하나님께 분명한 약속을 받았음에도 이삭은 그랄 땅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안위를 염려하여 리브가가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숨깁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이삭에게 큰 물질의 복을 허락하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이삭은 샘을 양보하는 화평의 사람이 됩니다.
27장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 후, 에서를 피해 하란으로 도망가는 잘 알려진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은 에서와 야곱이 모태에 있을 때부터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야곱은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불의한 방법으로 장자의 축복을 받아 냅니다. 이후에 그는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거짓말하고 남을 속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됩니다.
28장 야곱은 외삼촌 라반이 있는 하란에 이르기까지 힘든 광야 길을 걸어갑니다. 해가 저물어 노상에서 돌베개를 베고 자던 야곱을 하나님이 찾아 주십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겠다는 약속, 후손이 번창하리라는 약속을 받은 야곱은 그곳에 돌단을 쌓고 벧엘이라 부릅니다. 하나님을 체험한 자리, 나의 벧엘은 어디입니까?
29장 라반의 집에 도착한 야곱은 사랑하는 여인 라헬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7년을 일합니다. 그러나 야곱이 라헬로 알고 결혼식을 치른 여인은 라헬의 언니 레아였습니다. 과거에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축복을 가로챈 야곱이 이제는 속임을 당하는 신세가 됩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연단의 과정을 통해 야곱을 정직하고 성실하며 겸손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시켜 가십니다.
30장 라헬과 레아는 남편의 사랑을 얻고자 끊임없이 경쟁합니다. 아름다운 외모로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라헬보다 레아에게 먼저 자녀의 복을 주시며 위로하시는 하나님은 참으로 긍휼이 풍성하시고 공평하신 분입니다. 레아가 낳은 여러 아들 중에 예수님의 계보를 잇는 유다가 있고, 라헬에겐 아비의 집을 흉년에서 구원할 요셉이 태어납니다.
31장 야곱의 소유가 점점 늘어가자 라반과 갈등이 생겨납니다. 재물은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고 갈등에 휩싸이게 합니다. 야곱은 이 갈등을 뒤로하고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도망치듯 하란을 떠납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쫓아온 라반과 극적으로 화해하며 그 증거로 돌무더기를 쌓습니다.
흉년을 두려워하여 애굽으로 피하려던 이삭 앞에 나타나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 형 에서의 보복을 피해 하란으로 도망치던 야곱에게 찾아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 그분이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 우리와 언제나 함께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합시다. 2008년 한 해 동안 지켜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임마누엘의 약속을 붙들고 벅찬 가슴으로 2009년을 맞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