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조철민 목사(<날샘> 디렉터)
예수님께서 행하신 이 땅 위에서의 사역들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아들만이 가진 권위와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든 자를 고치시고, 연약한 자를 부르시며, 귀신과 자연에게 명령하신 모습은 하나님의 아들만이 가능한 신적 권위가 발현된 장면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선포하시려고 이 같은 사역을 행하셨을까요? 예수님의 사역을 하나씩 되짚어가며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의 권위를 보이시다(4:31~6:16)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권위가 있었습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말씀에 담긴 권위를 설명할 때, 왕이나 재판관이 갖고 있는 주권적이면서도 권위 있는 결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신적 권위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치유 능력에 놀랐고, 귀신들조차 예수님을 하나님의 거룩한 자, 하나님의 아들로 인지합니다(4:31~36, 41).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경험한 무리들의 반응과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는 구원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보냄받은 자의 사명을 계속해서 감당하셨습니다(4:42~44).
예수님께서는 창조주이시며 전능하시기에 충분히 홀로 사역을 감당하실 수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참여시키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철저히 신적 권위를 체험하게 하셨습니다. 시몬의 배에 오르셔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신 경우도 이와 같습니다. 시몬은 수많은 실전 경험을 갖춘 베테랑 어부였지만, 잡은 것이 없어 낙심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바로 그 삶의 현장에서 창조주 하나님만이 보이실 수 있는 권위로 그의 경험을 뛰어넘는 결과를 얻게 하셨습니다(5:2~6).
시몬은 그 순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이는 자신의 연약함에 대한 반응이자, 예수님을 인지하는 태도에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시몬에게 사명을 부여하셨고, 이후 시몬은 물론 함께 있던 자들도 예수님과 동행합니다(5:8~11).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연약한 자들과 함께 자신의 사명을 이뤄 가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세우려는 예수님의 치유 사역은 나환자와 중풍병자를 고치는 사역으로 이어집니다. 고대인들은 나병에 걸린 것을 부정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직접 나환자들을 만지시는, 부정한 것에 손을 대는 상식 밖의 일을 행하셨고, 예수님의 이 같은 행위로 환자들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5:12~14). 중풍병자에게는 죄 사함을 선포하시며, 그가 자신의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도록 하셨습니다(5:17~25).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신적 권위가 드러나는 일이었고, 하나님께만 영광된 일이었습니다(5:26). 또한 주님께서는 이러한 사역들을 하시면서도 철저하게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는 일을 잊지 않으셨습니다(5:16).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철저하게 하나님과 교제함으로 맡은 사명을 감당하셨습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기준인 율법주의를 넘어 세리에게도 복음을 전하셨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구하며, 제자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셨습니다.
제자들을 훈련시키시다(6:17~49)
예수님께서는 강력한 가르침으로 제자들을 훈련시키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기준은 세상과 달랐습니다. 가난한 자와 주린 자, 우는 자와 배척당하는 자가 복 있는 사람들이고(6:20~22), 부자와 배부른 자, 웃는 자와 칭찬받는 자가 화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6:23~25). 세상에서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자들을 외면치 않으시고, 그들에게 복 있다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일반적인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본받아 자비로운 자가 되라”고 하시며 “비판하지 말라”, “정죄하지 말라”는 금기사항과 “용서하라”와 “주라”는 실천사항도 말씀하십니다(6:36~38). 이 말씀은 세상의 기준을 뛰어넘어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가 되라는 예수님의 명령입니다.
그리고 이 명령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의 중요성도 강조하셨습니다(6:45). 마음을 온전히 다스리는 자가 참된 제자가 될 수 있고, 제자다운 언행을 하게 되며, 결국에는 듣고 행하는 자로 흔들림 없는 굳건한 믿음을 소유한 자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6:46~49).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자신과 함께할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기준을 명확히 선포하셨습니다. 이것이 기초가 돼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 사역을 행하시다(7:1~35)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세우신 후 제2의 고향인 가버나움에서 사역을 이어가십니다. 그곳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병든 종을 낫게 하려고 애쓰는 백부장의 소식을 들으셨고, 오직 말씀만으로 낫게 하실 수 있다는 그의 고백에 깊은 감동을 받으신 후 그 믿음을 칭찬하십니다(7:1~10).
나인 성에서는 소외되고 궁핍한 자들을 위해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외아들마저 잃은 과부를 불쌍히 여기신 예수님께서는 시체에 손을 대는 부정한 행위(민 19:11)를 개의치 않고 죽은 자의 몸에 손을 대 생명을 살리셨습니다(7:11~17).
한편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러한 사역을 옥에 갇힌 요한에게 전합니다. 로마의 통치자들을 타도하고 악인에 대한 심판을 하실 메시아로 기대했던 예수님의 행보가 그들의 생각과 달리, 병들고 고통받는 자를 섬기는 사역들로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이에 요한은 자신의 제자 둘을 보내 예수님께서 참된 메시아이신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자신이 행한 생명 사역을 있는대로 전하라 하시며, 무리에게 자신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알리고 죄인과 세리의 친구로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을 알리셨습니다(7:18~35). 예수님의 사역은 이처럼 세상의 가치관을 뛰어넘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세우는 사역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사역을 바르게 이해하는 길은 주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제자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천국의 비밀을 깨닫게 하시다(7:36~8:21)
예수님께서는 포용과 수용의 사역으로 죄인들을 품으셨습니다. 또한 여인도 차별하지 않고 동역하셨습니다. 향유 옥합을 부은 여인에게는 죄인이더라도 믿음만 있으면 사함을 받을 수 있다는 한 영혼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하셨고(7:36~50),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각 성과 마을에서 선포하실 때 제자들뿐만 아니라 여인들도 함께 섬길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8:1~3).
예수님께서 보이신 하나님 나라는 비유와 기적을 통해서도 전해집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자의 마음 상태에 대해 설명하시는데, 말씀을 듣고 지키며 인내로 결실하는 자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8:4~15).
이것은 예수님께서 행동으로 보이신 자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깨닫게 하려고 해석해 주신 장면으로,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 수용하는 자라야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에 대한 기준도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선포하십니다(8:19~21).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온전히 깨닫기 위해서는 마음과 태도가 중요함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두려움’의 반대는 ‘믿음’이다(8:22~56)
예수님께서는 다시 한 번 신적 권위를 통해 초자연적인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인간을 두렵게 만드는 바람과 물결도 예수님의 신적 권위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8:22~25). 예수님의 권위는 바람과 물결뿐만 아니라 귀신들도 알아봤습니다. 귀신들은 예수님의 권위 앞에 순종했습니다.
또한 귀신으로부터 자유함을 얻은 사람이 예수님과의 동행을 원했지만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전하라는 사명을 주셨습니다(8:26~39). 반면 귀신 들린 자가 온전케 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돼지들이 희생되자, 백성들은 두려움에 빠져 예수님과의 동행을 원치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신적 권위를 모두가 체험했지만, 믿음으로 반응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삶에 큰 차이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혈루증 앓는 여인을 고치시고, 열두 살 된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심으로 다시 한 번 세상 가운데 증명됩니다. 여기서도 신적 권위에 대한 믿음으로의 반응을 중요하게 말씀하십니다. 이와 같이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심을 믿어야 주님 주시는 능력으로 모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8:40~56).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로 무소부재하신 능력을 지니신 분이지만, 구원의 역사를 완전히 이루기 위해 육신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육신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육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기 위한 예수님만의 원칙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보여 주신 사역의 현장은 너무나 많은 일들로 분주한 하루하루였지만, 하나님의 뜻과 방법에 순종할 때 의미가 있음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날마다 솟는 샘물>을 통해 예수님의 사역에 담겨 있는 의미를 바로 깨닫고, 믿음으로 행하는 주님의 제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