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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2월

사랑이 설설 끓는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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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1호의 탄생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다. 교회에서는 2000년 성탄절을 앞두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혼자 키우며 어렵게 살고 있는 한 교인에게 사랑의 시선이 모아졌다. 그 성도의 남편은 아이가 백일쯤 되었을 때 세상을 떠났다.
이런 중에도 아이는 참으로 해맑게 자랐다. 하지만 곰팡이가 피고 천장엔 물방울이 맺혀 있는 지하 셋방의 좋지 않은 환경 때문에, 아이는 감기가 떨어질 날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아이 엄마는 허리가 아파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보니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정부의 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되어 매달 생활비 보조로 받는 18만 원이 수입의 전부라고 하니 그 생활이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 모녀는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8만 원짜리 지하 셋방에서 생존 투쟁을 벌이며 어렵사리 살고 있었다. 월세를 내지 못하고 지낸 지 근 1년, 이제는 방을 비워 주어야 할 형편이 되었다. 그런데 엄동설한에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여지없이 길거리로 나앉아 노숙자가 되어야 할 절박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절망의 한숨을 짓고 있을 때 이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교인들은 담임목사와 더불어 이 가정에 성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교회가 1,050만 원짜리 방을 전세로 얻어 관리하며 모녀가 와서 살도록 했다. 이들은 정부의 임대아파트 입주 대상자이므로 언젠가 임대아파트로 이사 가게 되면 그때는 또 다른 이를 선정해 들어와 살도록 할 예정이다.
  아이의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교회의 한 집사가 대학 때까지 학비를 부담하기로 약속했고, 지금까지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있다. 성탄절에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아이의 엄마는 놀란 나머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이런 기적이 내게도 이루어지네요”라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