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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벽제 출신 윤승근은 믿기 전 ‘불량배’ 소리를 듣던 사람이었다. 예수를 믿은 후엔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되어 각지를 다니며 전도했는데, 교통이 불편한 강원도 선교를 자원하여 지경터에서 가까운 김화 새술막(지금의 학사리)을 거점으로 했다.
그도 1903년 9월 원산에서 열린 사경회에 참석했다가 은혜를 받고, 전에 선교사 몰래 쓴 7달러를 갚으면서 용서를 구했다. 그는 새술막으로 돌아오는 내내 기도했다.
“하나님이시여, 과거에 지은 모든 죄를 기억나게 하사 해를 입힌 자들에게 사죄하게 하소서.”
그리고 집에 도착했을 때, 20년 전에 지은 죄가 떠올랐다. 예수 믿기 전 인천에 있던 주전소에 근무할 때 정해진 봉급보다 많은 돈을 받고도 그 돈을 돌려주지 않고 쓴 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윤승근은 그 돈을 갚기로 하고 20원을 마련하여 인천 주전소를 찾았으나 문 닫은 지 이미 오래였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주전소 기능을 관장하고 있는 탁지부(후의 재무부)를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돈을 내밀었다. 탁지부 관리는 의아해했다.
“대저 나랏돈이라면 누구나 거저먹으려고 하거늘 예수교인은 어찌된 일인지 20년 전에 정부 잘못으로 나간 돈마저 갚으려 하는가?”
탁지부에서는 윤승근이 가져온 이 돈을 ‘양심전’이라 했고, 탁지부에서 발행한 ‘양심전’ 영수증은 하디 목사가 기념으로 가져갔다.
이렇게 부흥회에 참석했다 은혜 받고 회개한 교인들은 서둘러 남에게 빚을 갚으려 했다. 이런 배상과 보속 운동으로 교인과 교인 사이, 교회와 사회 사이에 돈독한 신뢰 관계가 이루어진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회개는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마음의 회개와 행위의 회개가 그것이다. 마음으로 뉘우친 사람은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 말로 하는 회개로는 안 된다. 행위로 연결되어야 한다. ‘입으로만’ 회개하는 유대인들을 향해 세례 요한이 요구했던 ‘회개에 합당한 열매’,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