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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명품 신앙을 위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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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한 친구가 후쿠사이를 찾아와 수탉 그림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수탉을 그려 본 적이 없는 후쿠사이는 친구에게 일주일 후에 오라고 했다. 일주일 후에 친구가 찾아오자 후쿠사이는 이번에는 2주일 후에 보자고 했다. 2주일 후엔 두 달, 두 달 후에는 6개월… 이런 식으로 약속을 미루다가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3년째가 되는 날에도 후쿠사이는 또 약속을 미루려 했다. 친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후쿠사이에게 버럭 화를 내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후쿠사이는 말없이 종이와 물감을 가지고 오더니, 그 즉석에서 순식간에 수탉을 그려 주는 것이었다. 완성된 그림이 얼마나 완벽한지 마치 살아 있는 수탉을 보는 것 같았다.
친구는 후쿠사이에게, 이처럼 순식간에 그릴 수 있는 그림을 왜 3년씩이나 기다리게 했느냐며 따지고 들었다. 그러자 후쿠사이는 말없이 친구를 자신의 화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크나큰 화실의 사방 벽 앞에는 3년 동안 후쿠사이가 밤낮으로 습작한 수탉의 그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후쿠사이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은 수탉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저절로 된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3년간 밤낮에 걸친 훈련의 결과였다. 예술가는 타고난 재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재능은 기본이요, 그 기본 위에 후천적인 훈련이 중단 없이 수반될 때에만 한평생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예술가의 작품은 변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훈련에 정진했다면 명품일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명품일 까닭이 없다.
믿음 역시 변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믿을 때에 주님 안에서 구원받은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다 같은 크리스천인 것은 절대로 아니다. 크리스천다운 크리스천이 있는가 하면 도리어 보기에 민망한 크리스천 또한 부지기수다. 믿음으로 구원받은 것이 기본이라면, 매사에 구원받은 자답게 살아가는 신실하고 참다운 크리스천이 되는 것은 철저하게 훈련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