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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십자가는 지식이 아닌 사랑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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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식을 지닌 사제가 여행 중에 큰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강을 건너는 것이 무료했던지 사제는 사공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삼위일체가 무엇인지 아시오.”
사공은 대답했습니다.
“노나 젓고 사는 주제에 제가 어찌 그런 것을 알겠어요. 그저 하루 세 번 기도나 하며 살지요.”
그러자 사제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구원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아시겠지요.”
사공이 대답했습니다.
“저 같은 무식쟁이가 어찌 그런 걸 알겠어요. 오늘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삽니다.”
사제는 가엾다는 듯이 혀를 쯧쯧 찼습니다. 그런데 순간 광풍이 불어오고 배는 뒤집어지고 말았습니다. 학식 많은 사제는 물에 빠져서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사제가 죽음 직전에 이르렀을 때 사공이 그를 도와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기 생명을 보존할 능력조차 없으면서 세상의 구원을 논하고 우월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경우를 지적하고 있는 우화입니다.
교리적 승인이나 신학적 지식이라는 것과 영적 능력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지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능력을 지녀야 합니다. 구원의 체험이 있어야 하고 이를 증언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십자가는 지식이 아니라 사랑의 사건이며 구원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