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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갑자기 육중한 철문을 닫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짙은 암흑 가운데서도 머리 위로 길게 나선형계단이 나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끝에 쇠창살이 달린 철문이 보였다. 그 순간 내 마음 깊숙이 참담한 절망감이 밀려들었다.
‘아, 이제 다시는 저 철문 바깥으로 나갈 수 없구나. 나는 영원히 기회를 잃었구나…….’
마치 천근만근 무게의 쇠고랑이 내 손발과 어깨를 꽉 옭아맨 듯했다. 아주 생생한 꿈을 통해 내가 체험한 지옥이다.
한증막보다 수천 배나 더 후끈한 불못의 뜨거움. 예수님은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으리라”(막 9:48~49)고 경고하셨다. 신약성경에 모두 14번 나오는 지옥 경고 중 11번을 예수님이 전하셨다.
짐작하건대 지옥에서 가장 큰 고통은 자신의 고통이 영원히 계속된다는 또렷한 의식이다. 언젠가 끝난다는 기약이 있다면 수억 조년이라도 그때를 기다리며 고통을 참아낼 수 있다.
그러나 단테가 그의 서사시 <신곡>에서 지옥 입구에 남긴 팻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여기 한 번 발을 내디딘 자는 되돌아 나갈 희망을 완전히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