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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전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기도법이 하나 있었다. 바로 ‘주여 삼창!’ 하는 기도였고, 나는 속으로 ‘기도 방식 한번 촌스럽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와서 차밭에서 아이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고 ‘주 삼창’ 기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촌스럽기는커녕 매우 정답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내 이름을 “유니스!”라고 부를 때 내 마음에 아이들을 향한 좋은 생각들이 마구마구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나를 부르면서 “유니스~ 나 신발이 없어요. 신발을 사 주세요”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또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유니스! 나 배 고파요. 먹을 것을 주세요!”라는 말 역시 한 적이 없다.
그뿐 아니다. 아이들은 내 이름을 부르면서 놀이터를 만들어 달라든가, 다닐 학교가 없으니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멀리서 나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아이들이 큰 목소리로 나를 반갑게 부를 때 그 목소리가 차밭 구석구석에 울려 퍼진다.
그럴 때면 내 마음속에 아이들을 향하여 ‘저 녀석들 신발이 없던데 신발을 사주어야지. 저 녀석들 뛰어놀 놀이터도 없는데 얼른 놀이터도 만들어줘야지. 유치원도 없으니 유치원도 만들어줘야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아이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그 아이들은 아무런 필요를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 아이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