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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준비된 방직공장 수리공이 교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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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 바람은 인하대학교 공과대학의 전기공학과 3학년에 편입하는 것이었다.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는 야간학부에서 매년 1~2명의 편입생을 뽑았는데, 다행히 내가 합격 통지를 받게 됐다. 오랫동안 꿈에 그리던 4년제 대학의 학생이 된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당시는 그것을 알지 못했고 다만 새로운 도전과 미래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어머니의 오랜 꿈과 기도가 응답받은 것이다.
전기공학 중에서도 특별히 전기기계와 관련된 과목이 재미있었다. 변압기, 발전기, 전기모터 등 전기기계와 관련된 기초 원리 및 응용을 공부하는 과목이었다. 담당 교수님이 잘 가르치기도 했지만, 방직공장에서 몇 년 동안 변압기 및 전기모터를 수리하면서 궁금해하던 것을 깨달을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배워서 깊이 이해한 지식은 언젠가 써먹게 마련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미국의 조지아텍에서 멤스(MEMS)라는 분야를 전공하면서 세계 최초로 전자장 구동 마이크로모터를 개발하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이는 방직공장에서부터 경험한 전기모터의 구동 원리를 아주 깊이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머리카락처럼 작지만 반도체 칩 위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전자장 구동 마이크로모터를 발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방직공장에서 대형 전기모터를 수리하던 경험이 훗날 세계 최첨단 공학 분야를 선도하는 기초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더구나 방직공장에서 모터를 수리하던 전기공이 미래에 세계를 선도하는 최첨단 과학을 연구하는 교수가 되리라고 누가 예견할 수 있었겠는가? 하나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중에도 놀라운 일을 준비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섭리 안에 운행되는 인생의 모든 일은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한 것이 없다. 우리의 실패까지도 하나님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참으로 놀라운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