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아들은 공부를 하다가 종종 엄마에게 자신의 성격대로 대들고, 내게는 무표정하게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반항한다. 실수하면 어렸을 때처럼 자신의 잘못을 서둘러 이야기하며 보호를 받으려 하지 않고, 엄마나 아빠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본다. 아들이나 딸 모두 수학을 풀다가 잘 안 풀리면 그 화를 엄마에게 낸다. 내가 보기에는 어이가 없다. 가끔 아내도 참다 안 되면 소리를 지른다.
순간 나는 느낀다. ‘아, 이것은 전쟁이구나.’ 아들을 향한 불편한 마음은 결국 원수가 나를 이 전쟁에 끌어들여 무너지게 하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신히 아들과 국어 수업을 마치고 같이 복싱을 하러 간다. 복싱장에 가서 아들의 손에 랩(글러브를 끼우기 위해 먼저 감는 천)을 두르는 일을 도우면서도 불편하다.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아들과 복싱하는 내내 몸을 움직이면서 속으로는 기도를 했다.
‘하나님, 이 전쟁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들에게 따뜻하게 가르치려면 하나님께서 이 전쟁을 주관하셔야 합니다.’
전쟁이 났을 때 가족이 서로 더 화목하고 성장하려면 전쟁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내 전쟁이 하나님의 손에 올라갈 때 승리할 수 있다. 전쟁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원수를 다스리거나 이길 수 없다. 하나님께서 원수를 물리치셔야 이길 수 있다. 그러므로 겸손하게 전쟁을 주님의 손에 기도로 올려드려야 한다. 겸손한 기도로 나에게 일어난 전쟁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다.
마음이 가난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다면 전쟁에 대한 부담과 내 실수에 대한 염려는 사라지고, 하나님께서 전쟁에 간섭하시고 나를 보호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나님의 보호는 먼저 전쟁으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평강으로 바꾸어 주시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