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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말씀의 대폭발이 기대되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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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레바논에 들어갈 때 둘로스에는 아랍어 신약성경이 5백 권 있었다. 첫날 이 성경 중 몇 권을 탁자에 올려놓고 ‘무료’라는 표식을 붙여 놓았다. 서점을 방문한 뒤 배에서 내려가던 사람들이 공짜냐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저녁에 현지에서 일하는 한 형제가 사무실로 나를 찾아왔다. “다니엘, 오늘 사람들이 신약성경을 무려 3백 권이나 가져갔습니다!”

  나는 감사한 일이라고 했는데, 이 형제는 내 반응이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미흡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이 현지에서 성경책 3백 권을 배포하려면 1년이 걸릴 뿐더러 수백 킬로를 걸으며 수천 집 대문을 두드려야 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일인데, 둘로스가 단 하루 만에 이들의 1년 치 일을 해 버린 것이었다. 우리는 남은 2백 권으로는 2주 이상을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의논 끝에 레바논 성서공회의 도움을 빌리기로 했다.

  다음 날 우리는 성서공회에 만 권의 신약성경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외국에 연락했더니 감사하게도 필요한 지원금이 금방 모아졌다. 다음 날 신약성경 만 권을 가득 실은 트럭이 둘로스 옆에 도착했다. 실로 순간에 이루어진 하나님의 역사였다. 하나님이 미리 준비해 놓으셨던 것이니 일이 이렇게 신속히 풀릴 수밖에 없었다. 다 하나님의 비밀 전략 속에 미리 들어 있었던 것이다.

  방문객들은 너도 나도 신약성경을 집어 갔다. 어떤 사람들은 남의 눈을 피해 옷이나 헬멧 속에 감추어 조심스럽게 갖고 가기도 했다. 같이 온 일행과 배 밑에까지 내려갔다가 혼자 다시 올라와 가져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해서 어떤 날은 하루에 2천 권을 가져가기도 했다. 우리가 베이루트에 있는 동안 성경 만 권이 모두 배포되었다.

  이것은 기적이요, 하나님이 일으키신 큰 역사의 시작이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역사를 이루실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