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앞에는 ‘장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장애인 이남현’, 이것이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이다.
사람들의 인식처럼 나도 한때는 가엾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장애인이라는 수식어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 앞에 새로운 수식어 하나가 더 붙었다. 바로 ‘행복한’이다. 나는 그래서 ‘행복한 장애인 이남현’이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나는 제2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나는 지금이 너무나 좋다. 이전에는 이루고 싶었던 일들이 너무너무 많았지만, 지금은 작은 것 한 가지만 이루어 내도 얼마나 감사가 되는지 모른다. 주님을 원망하며 거부했지만 지금은 주님과 무척 친하게 지낸다. 부모님과 더 친밀해져서 좋고,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 좋고, 숨을 쉬며 향기를 맡아 좋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고, 노래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만약 내가 장애인이 되지 않았다면 작은 것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고, 듣고, 숨 쉬고 말하는 기쁨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꿈꾸는 것의 소중함과 희망의 가치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다. 불편하기는 해도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아직도 하나님이 때가 이르면 내 몸을 회복시키실 거라고 믿는다. 물론 그렇게 하시지 않아도 괜찮다. 무엇이 진정한 가치인지 비싼 값을 지불하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체험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기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사고 이후 나는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되었고, 스스로도 더 노력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