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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어메이징 마에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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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는 음악가입니다. 결코 기술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지휘자야말로 자신이 가진 음악적 능력과 함께, 하나 됨을 이끌려는 세계관과 인품으로 교향악단의 아름다운 소리를 이끌어내는 사람입니다.
라이트 주립대학 교수로 들어가 지휘에 대해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선 내게 지휘자에 대한 이런 시각을 갖도록 하셨습니다. 앉아서 지휘해야 하는 내 특성상 임팩트 있게 지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괴로워할 때, 하나님께선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이 결코 그런 것이 아님을 알려 주셨습니다. 관계의 하나 됨을 통해 나오는 아름다운 앙상블, 그것을 위해 지휘하라 하셨습니다.
그 뒤부터 나는 까다롭지만 자애로운, 엄격하지만 기다릴 줄 아는 그런 지휘자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내 인생의 지휘자이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묵상할수록 내 삶의 실제적인 열매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어메이징 마에스트로(Amazing maestro). 나는 하나님을 이렇게 부르곤 합니다. 그분은 내 인생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시어 나를 바이올리니스트로 앉히시고, 또 한 사람 한 사람을 불러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심벌즈의 자리에 앉히셨습니다. 그런 우리가 자신의 악기를 연주하면서 소리를 낼 때 서로의 소리를 돕도록 인도하셨고, 또한 우리 각자가 그분의 지휘를 바라보며 그분과 한마음이 되도록 하셨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습니까? 그건 하나님의 모습 자체가 어메이징 마에스트로였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음악적 능력이 누구보다 탁월한 전능자이시면서, 또한 사랑과 기쁨과 평화와 오래 참음과 자비와 착함과 성실과 온유와 절제의 아름다운 성품을 지니신 진리와 은혜의 하나님이셨던 것입니다. 완벽한 능력도 있지만 아름다운 성품도 함께 지니신 어메이징 마에스트로. 그 하나님께선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그런 모습을 닮아가라 하시는 듯합니다. 그래서 나는 지휘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비록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지휘를 하는 동안 내 인생의 지휘자이신 마에스트로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고, 또 바라보는 만큼 조금씩 닮아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