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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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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시카고에서 동역했던 빌 하이벨스 목사가 한번은 식당에서 성경을 펼쳐놓고 설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아가씨가 물었다. “왜 ‘그걸’ 읽고 있어요?”
빌이 고개를 들고 정확히 이렇게 대답했다. “죽어서 지옥에 가기 싫거든요.”
그녀가 응수했다. “천국이나 지옥 같은 건 없어요.”
‘재밌겠는걸.’ 빌이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녀가 말했다. “죽음은 촛불이 꺼지는 것과 같죠. 훅.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다면 내세가 없다는 뜻인가요?” “그렇죠.”
“그렇다면 사람은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뜻인가요?” “맞아요.”
“최후의 심판 같은 건 없다는 거죠?” “그럼요.”
빌이 계속 말했다. “흠, 솔깃한데요. 누가 한 말인가요?”
그녀가 말했다. “어디서 읽었어요.”
“책 제목이 뭐죠?” “기억이 안 나요.”
“저자가 누구죠?” “이름을 잊어버렸어요.”
“그 저자가 다른 책도 썼나요?” “모르겠어요.”
“혹시 그 저자가 그 책을 쓰고 나서 2년 후에 생각이 바뀌어서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책을 쓰지는 않았을까요?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가능하죠. 하지만 그럴 리가 없어요.”
빌이 말했다. “좋아요, 그러면 아가씨 말은, 누군지도 모르는 작가가 쓴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책에서 예측한 사실에 아가씨의 영원을 걸겠다는 뜻인가요? 맞나요?”
그녀가 다시 바라보았다. “맞아요.”
빌이 간추려 말했다. “그것은 아가씨가 방해받지 않으며 살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서 만들어낸 신념이에요. 천국에 대해 생각하면 몹시 불쾌하니까 지어낸 거죠. 지옥은 불쾌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에요. 심판하는 날 거룩하신 하나님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거죠. 전부 아가씨가 지어낸 얘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