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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아내가 환한 얼굴로 나를 반겨 주면 매우 감사하다. 감사한 것들이 많지만 나는 특별히 그런 날들이 감사하다.
그렇다고 아내가 평소에 환한 얼굴을 하지 않는다거나 반겨 주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삶은 고해이다”라는 말에 동의하며 살아가는 내게 아내의 환한 웃음은 그만큼 감사한 제목이 된다. 어제 환한 얼굴을 했다고 해서 내일도 그럴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회색빛 가득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적어도 오늘은 감사가 가득한 날이다.
오늘 아침은 그저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맞이한 것이 아니다. 파도의 경계를 삼으시는 하나님,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따라 오늘을 맞는다. 그분의 성실하심을 따라 아침을 맞는 하루이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만난 환한 웃음 또한 주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다. 회색빛이 가득한 오늘도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환한 얼굴로 반겨 주는 아내를 향해 나는 자랑스럽게 과자 봉지를 내밀었다. 아내는 과자를 받으며 말했다.
“오빠는 항상 내 생각만 하는 것 같아….”
나는 이 말이 좋았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먹고 싶은 것이 별로 없는 아내에게 이런 종류로 점수 딸 기회는 흔하지 않다. 굳이 말해 주지 않아도 내 마음은 여전한데, 이런 격려의 말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든다.
우리 아버지의 마음도 이러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