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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가 낙심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자라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다면 자녀는 언제 부모님에게 상처를 받고 분노하는가. 그것을 알아야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명령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자녀 양육을 강의하면서 부모들에게 질문을 한다.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 봅시다. 그때 여러분의 부모가 어떻게 했을 때 상처받고, 화가 났었나요? 어렸을 때 우리를 화나게 했던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자녀들을 노엽게 하지 않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자 이야기해 볼까요?”
나는 무선 마이크를 들고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다. 사람들의 대답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형제자매와 비교할 때, 딸이라는 이유나 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차별을 당했을 때, 부모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부모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았을 때, 학업에 지나친 압박을 가할 때,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나 가고 싶은 길을 못 가고 부모의 요구를 억지로 따라야만 했을 때, 장남이나 장녀라는 이유로 큰 부담을 안겨 줄 때 화가 납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부모가 싸울 때’였다. 자녀가 가장 크게 상처받고 화가 나고 낙심되는 이유는 바로 부부 싸움이다. 자녀는 부모가 싸울 때 상처받는다. 어디 자녀뿐이겠는가. 부부 싸움은 당사자인 아내와 남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옛말에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했다. 그 말은 싸워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물이 다시 합쳐져서 흔적을 알 수 없듯이 싸우더라도 상처받지 말고 잊어버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흔적이 남고,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된다. 그래서 부부는 싸우면 안 된다. 성경 어디에도 부부는 싸우면서 정이 든다는 말이 있는가. 서로 사랑하라는 말만 있다. 그것이 정답이다.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너무나 짧은 인생이다. 싸우면서 세월을 낭비하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싸우지 말자! 부부 사이가 안 좋으면 자녀는 화가 나고 마음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