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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어떤 일이든 신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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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리카드는 매사추세츠 주 렉싱턴 그레이스 교회에 다녔다. 교회 생활 초기에 주일 학교 부장으로 봉사했는데, 교회와 교육부서가 성장함에 따라 교육체제가 점점 복잡해졌다. 어느새 교육부서는 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급기야 부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 왔다.
만일 그가 부장 자리에 집착했다면 그것이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용기로 그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더 유능한 사람에게 그 일을 넘겨주었다.
딕 리카드는 새 임무를 맡았다. 일주일에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밤 10시 그레이스 교회를 구석구석 돌아보면서 문은 다 잠갔는지, 불은 다 껐는지, 난방시설은 작동하는지 점검했다. 그는 교회에서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았는데, 날씨가 아주 안 좋은 날만 빼고 매일 저녁 집과 교회를 걸어서 오갔다.
밤마다 교회에 있던 우리는 딕이 순찰 도는 모습에 익숙해졌다. 딕이 나타나면 우리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호였다. 딕은 복도를 다니면서 각 방을 들여다보다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유쾌한 말과 한결같은 밤인사를 잊지 않았다. 때때로 모임이 뜻대로 안 돼 속상해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곤란한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그럴 때 딕은 잠시 멈춰 대화를 나누고,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신호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늦은 시간까지 교회에 남아 있다가 우연히 딕을 만나 그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고 나서 하루의 피곤을 다 잊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활동들을 포괄하는 은사에 대한 이야기가 성경 어디에 있을까? 격려? 긍휼? 아마도 그럴 것이다. 도움이나 봉사? 물론이다. 딕 리카드의 은사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는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일을 신실하게 해냈다. 그 일은 많은 사람에게 축복이 되는 열매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