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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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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홀랜드 오퍼스>(Mr. Holland’s Opus)라는 영화가 있다. 리처드 드레이퍼스가 연기한 글렌 홀랜드는 멋진 곡을 써서 당대 최고의 음악가가 되겠다는 큰 꿈을 품었다. 하지만 홀랜드는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고, 그래서 내키지는 않지만 미국의 작은 마을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2년 동안 음악교사 일을 하기로 했다.
홀랜드는 교사 업무에 눌려 걸작을 쓸 시간을 거의 내지 못했다. 그는 교사 일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여유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장시간 근무해야 하고, 문제 학생도 다뤄야 했다. 게다가 학생 밴드가 연주하는 실력은 얼마나 끔찍한지! 그는 학생들의 실수, 불량한 태도, 형편없는 재주에 낙담했다. 하지만 홀랜드는 이곳이 자신의 자리라고 생각하면서 30년 동안 학생들을 성실하게 가르쳤다.
30년 후, 교육청에서 음악 교습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홀랜드를 억지로 은퇴시켰다. 홀랜드와 그의 아내, 그리고 장성한 아들 콜이 교실에서 마지막 물품을 정리하고 있는데, 강당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그 영화를 봤다면 아마 그 다음 장면에서 눈물을 쏟았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눈에 눈물이 고인다. 홀랜드의 제자들이 그를 위해 몰래 송별회를 준비한 것이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홀랜드가 작곡한 미공개 작품을 연주했다. 그동안 한 번도 연주되지 못했지만, 그에게 명성과 재물과 성공을 안겨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송별회 진행을 맡은 사회자는 주지사로, 오래전 홀랜드에게 클라리넷 교습을 받고 자신감을 회복한 학생이었다. 그녀는 “홀랜드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만드신 교향곡입니다. 우리 모두는 선생님이 만드신 작품의 선율이며, 음표이고, 삶의 음악입니다.”라고 말했다. 강당에 꽉 찬 사람들이 모두 홀랜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선생님은 성공해서 유명해질 수도 있는 분이셨지만, 선생님이 성실을 선택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홀랜드 선생님이 지닌 성실이야말로 그 어떤 부나 명성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