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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자유를 잃은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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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엄청난 사랑은 19세의 갓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느끼기에는 압도당할 만큼 대단했다. 나는 즉각적으로 열정을 다해 살아 계신 주님을 알려고 애썼고, 그분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기꺼이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내 삶은 영적 훈련의 핵심이라 할 만한 활동들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가령 성경을 읽고 암송하는 것, 기도, 교제, 예배, 금식, 재정 나눔, 섬김, 침묵과 홀로 있음, 나의 믿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 등이었다. 그리스도를 닮아 가려는 나의 영적 추구 안에는 제자도의 중요성을 알려 주는 신앙 서적들을 탐독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이들의 필요와 요구를 따라 섬기는 것과 나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돌아보는 것 사이에서 세심한 균형을 맞추는 것과 같은 건강한 영적 삶의 진리들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오히려 대부분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을 돌보며 그들을 성장시키는 일에 모두 써 버렸다. 정작 내 영혼은 희생시키면서 말이다.
이런 불균형으로 인한 고통과 분노는 내 안에 켜켜이 쌓이다가 37세 때 엄청난 ‘멈춤’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헌신된 그리스도인으로 산 지 17년이 지나서야 지나친 자기 부인으로 내가 기쁨 없는 죄의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초대하셔서 풍성한 만찬을 즐기게 하셨는데, 나는 그 잔치를 누리기보다 일하는 종처럼 다른 사람들을 섬긴다는 명분으로 일에만 빠져 있었던 것 같다. 나와 주님과의 관계 역시 그리스도의 사랑에 압도되어 큰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그분의 수많은 요구에 눌려서 억울함과 쓴맛만 간직한 채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자신의 존엄과 인간으로서의 한계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나서야 스스로를 사랑의 경계 안에 둘 수 있었다. 그것이 중심이 되어야 다른 이들에게 진실하고 참된 사랑의 선물을 제공할 수 있음도 깨달았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처럼, 우리의 사랑도 반드시 자유로워야 한다. 또한 나를 존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용량만큼만 다른 이들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